“국내 130여개 음성정보기술 관련업체가 목말라 하는 애로기술을 해결해 국내 음성기술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국내 최초의 대학 내 음성정보기술연구센터의 수장을 맡고 있는 김순협 교수는 이미 업계에서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 82년 국내에서는 음성기술이라는 분야가 생소하기만 했던 그때 국내 음성인식 1호 박사학위를 받고 음성학회장을 역임했던 그는 이제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음성정보기술 분야의 대부로 불린다.
그동안 학계와 업계를 누비며 기술과 경험을 다져온 김 교수는 광운대학교에 국내 최초의 음성정보기술연구센터를 설립하며 본격적인 국내 음성정보기술 분야를 이끌겠다고 나섰다.
“우선은 PDA를 이용한 지능형 단말기 개발이 목표입니다. 음성분야는 무엇보다 일반 소비자들이 쉽게 접하고 활용할 수 있는 분야를 공략해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PDA 하나로 증권이나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를 음성으로 접속, 활용할 수 있다면 음성기술에 대한 소비자들의 태도도 달라지지 않겠습니까.”
특히 대학과 업계를 분주히 뛰어다닌 그는 누구보다 업계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음성인식의 여러 분야 중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부터 인식률을 100% 높이는 것, 사람과 기계와의 인터페이스, 음성을 통한 비밀오픈에 대한 어려움 등이 음성정보기술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라고 그는 정확히 지적한다.
따라서 이 같은 업계의 애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에도 주안점을 두고 있다.
“연구실에서 개발된 기술이 업계에 접목될 수 있도록 각종 산학연계 세미나 등을 적극 개최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그는 국내 음성산업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 지적에도 서슴지 않는다.
“음성업계는 우선 되는 서비스부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업체들이 설익은 기술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는데 결국 소비자들로부터의 신뢰만 잃을 뿐이지요. 또 정부도 음성기술이 금방 눈에 띌 만큼 성과를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하는데 이는 금물입니다. 인내심을 갖고 접근해야 하는 분야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그는 차세대 음성정보시장을 이끌어갈 학생들에 대해서도 “최근 음성정보기술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학생들도 핑크빛 희망만 가지고 이 분야에 마구 뛰어드는데 마찬가지로 아직은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현재와 미래의 국내 음성기술시장을 바라보는 그의 표정은 밝다.
“사실 늦은 감이 없지는 않지만 지금이라도 시작한다면 미래는 밝다고 자신합니다. 한국어만이 가진 기술을 차별화해 꾸준히 기술개발을 지속한다면 가전, 텔레메틱스, 정보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음성정보기술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산업을 선도하는 기술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