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초고속 인터넷 장비가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 대만과 일본·중국 등 아시아지역 국가들이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에 본격 나서면서 ADSL과 VDSL 등 xDSL계열 초고속 인터넷 장비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현대네트웍스·다산네트웍스·기가링크·텔슨정보통신 등 국내 업체들이 잇따라 대량 수출계약 체결에 성공하며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는 불과 2∼3년 전만 해도 국내 시장마저 해외 업체에 내주었던 상황과는 크게 달라진 것으로 ADSL시장의 경우 세계 시장판도가 국내 업체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최근 신규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VDSL은 세계 시장을 놓고 시장초기부터 국내 업체간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어 향후 초고속 인터넷 시장에서의 전망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xDSL계열 초고속 인터넷 장비의 해외수출이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초고속 인터넷 사용국가란 위상을 기반으로 지난해부터 정부와 통신사업자, 장비업체들이 공동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동안 국내 업체들과 경쟁을 벌여왔던 노텔네트웍스나 시스코 등이 ADSL사업을 포기 또는 축소하고 있는 것도 세계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의 입지를 더욱 강화시켜 주고 있다.
업계는 올해 xDSL계열 초고속 인터넷 장비의 수출규모가 1조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지속적인 수출증가세가 예상되고 있어 이들 품목이 CDMA에 이어 새로운 수출 주력상품의 하나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ADSL장비를 주력 생산품목의 하나로 육성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올들어 대만 제1위 통신서비스사업자인 중화텔레콤이 실시한 입찰에서 알카텔·루슨트·노키아·NEC 등 다국적 대형 통신장비 업체를 제치고 116만회선에 달하는 ADSL장비 공급권을 단독 수주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원가절감 노력으로 지난해 이후 해외 유수 업체들과의 가격경쟁에서 크게 앞서나가고 있어 당분간 ADSL시장에서의 독주체제가 예상되고 있다.
VDSL시장에서는 최근 다산네트웍스와 기가링크, 텔슨정보통신, 코리아링크 등이 잇따라 해외 시장 진출에 성공하며 세계 시장을 국내 업체간 경쟁구도로 변모시키고 있다. 다산네트웍스는 지난해말 중국에 1만포트 규모의 VDSL장비를 수출했으며 기가링크와 텔슨정보통신은 각각 일본·홍콩의 통신사업자와 VDSL장비 공급계약을 체결, 시장선점에 나서고 있다.
또 코리아링크는 최근 일본과 필리핀에 각각 VDSL장비와 SDSL장비를 수출했으며 기가링크는 이달초 중국에 자체개발한 시분할디지털가입자회선(TDSL:Time division duplex Digital Subscriber Line) 장비 및 기술을 수출키로 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해 xDSL계열 초고속 인터넷 장비의 수출품목을 다양화하고 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