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EMC와 격차를 좁혀라.’
국내 스토리지시장의 1위를 고수하고 있는 한국EMC(대표 정형문)에 대한 ‘히타치’ 4인방의 추격이 전개되고 있다.
히타치 스토리지 제품은 국내에서는 미 히타치데이터시스템(HDS)과 효성이 합작해 설립한 효성인포메이션(HIS)만이 취급해왔다. 그러나 지난 94년 LG히다찌가 일본 히타치 본사로부터 제품을 직접받아 공급한 것을 비롯해 한국HP·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가 각각 HSD와 제휴를 체결하면서 이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해 한국IDC 조사에 의하면 국내 스토리지시장 중 히타치 계열의 제품, 즉 4사의 점유율은 26%로 국내시장의 33%를 차지하고 있는 EMC를 뒤쫓고 있다. 2000년 이전 국내 스토리지 시장의 독보적인 위치를 점해온 한국EMC의 아성에 ‘큰 적수’가 생긴 셈이다.
4개사는 물론 별개사지만 시장에선 알게 모르게 ‘공조’가 진행되기도 한다. 히타치 제품을 취급하고 있는 업체 한 관계자는 “같은 프로젝트에서 부딪칠 경우 상황에 따라 빠져주는 정도의 편의를 봐주고 있다”고 귀띔했다. 특히 HDS로부터 OEM받아 자체 기술력을 결합해 제품을 생산하는 HP와 달리 100% 완제품을 공급받고 있는 한국썬과 HIS와의 공조는 더욱 밀접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스토리지시장의 13∼14% 시장을 점유, 히타치 계열 제품에서는 가장 앞서있는 한국HP는 올해 15∼16%의 시장점유를 목표로 세웠다. 올 1분기 삼성카드를 비롯해 KTF·KBS·한미은행 등에 스토리지를 공급한 한국HP는 단순 제품판매에 그치지 않고 기업 전산환경의 최적화차원의 스토리지관리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10% 정도의 시장을 점유한 HIS는 800억원 규모의 매출을 1500억원까지 올린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세웠다. 올해부터 한국썬과 공조가 형성됨에 따라 매출달성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시장의 3∼4%를 점하면서 선발사업자와 격차를 보이고 있는 LG히다찌도 지난해 270억원의 매출을 올해 360억원까지 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편 한국EMC는 후발사업자들의 이같은 맹추격에도 불구하고 1분기에 국민·주택 합병은행에 350테라의 스토리지를 납품하는 전대미문의 영업실적을 올렸다.
한국IDC와 스토리지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토리지(외장형 기준) 시장은 7000억원 규모로 올해는 20% 정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