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 둘러보는 고객을 자리에 앉혀놓고 오랫동안 상품에 대한 느낌을 생생하게 전달해 구매로 유도하는 일명 ‘거북이 마케팅’이 백화점 가전매장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올초 가전매장 리뉴얼을 실시, 앉아야만 상품을 구경할 수 있는 코너를 대폭 확대했다.
브랜드별로 PDP TV와 홈시어터 시스템 체험관을 꾸미고 쇼파에 앉아 영상과 음향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한 것.
전에는 서서 구경하다 그냥 지나치는 고객이 많았지만 체험관을 꾸민 이후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서서 구경하던 고객이 쇼파에 앉기 시작하면서 일단 매장이 조용해졌고 이미 대형 TV를 가진 고객은 홈시어터 시스템에, 홈시어터 시스템이 있는 고객은 PDP TV에 관심을 보이는 등 구매로 이어지는 고객 반응률도 높아졌다.
서서 구경하다 지나치던 고객이 앉게 되면서 제품에 관심을 갖고, 당초 관심이 있던 고객은 구매 계획을 세우며, 구매 계획이 있던 고객은 구매에 확신을 갖게 된다는 것이 매장 관계자의 말이다.
실제로 현대백화점 본점 가전매장은 지난달 4일 매장 리뉴얼후 29일까지 PDP TV 30대, 홈시어터 27대를 판매해 평소 대비 2배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현대백화점의 가전담당 김선준 과장은 “화면과 음향의 조화가 생명인 홈시어터 시스템의 경우 눈으로 구경하며 지나치는 것과 직접 체험하는 것은 천지차이”라며 “서서 지나칠 때 반응이 ‘가격이 좀 비싸군’이라면 체험 고객은 ‘비싸지만 살 만 하군’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