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정보기술(IT)기업 한국지사장들이 아시아태평양지역 핵심 경영자로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가 이동전화 가입자수 3000만명,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수 1000만명의 IT선진국으로 부상한데다 신흥 IT시장인 중국진출 교두보로 인식되면서 한국지사장의 역할이 격상되는 추세다. 특히 IT솔루션이 세계 어디에서나 구축·운용되는 범용적인 형태로 발전함에 따라 한국지사장들의 경영 영역이 국경을 초월해 중국, 일본 등지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한국후지쯔 안경수 사장(50)은 지난해부터 본사 글로벌경영부문 아태영업본부 부본부장(상무급)과 대만후지쯔 회장을 겸직하고 있다. 그는 IMF 경제한파의 한가운데서 20∼48%의 성장률을 유지하며 한국후지쯔 매출을 3600억원(2001년)대로 늘린 결과, 최근 본사로부터 3년간의 재신임을 받아 총 9년간 한국후지쯔와 아태영업부문을 책임지게 됐다. 안 사장은 매출성장뿐만 아니라 기존 메인프레임급 대형 컴퓨터 중심의 제품군을 공개환경 제품체계로 확대시키는 등 시장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경영능력을 선보이면서 아태지역 영업책임자로 격상됐다.
EXE테크놀로지코리아 김형태 사장(42)도 본사 중국영업의 리더로 떠올랐다. 그는 EXE테크놀로지코리아의 중국지역 공급망관리(SCM)솔루션 사업 채널파트너인 아이로지스틱스를 활용, 아태지역본부의 중국시장 진출에 일조하고 있다. 김 사장은 아이로지스틱스를 통해 EXE테크놀로지코리아의 올해 매출목표인 70억원의 30%를 중국에서 수확할 계획이다.
한국컴퓨터어소시에이츠의 지일상 지사장(37)은 오는 9월 한국과 일본에서 고객(user)을 대상으로 개최할 ‘CA엑스포’를 총괄하는 등 한국과 일본지역 마케팅책임자로 활동중이며, i2테크놀로지코리아의 박성칠 사장(47)도 아태 8개국 e비즈니스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이밖에 한국EMC소프트웨어 정형문 사장(45)이 지난 4월 1일자로 북아시아지사 소속에서 독립지사장(리저널 컨트리 매니저)으로 올라섰으며, 한국HP 최준근 사장(49)도 한국IBM 신재철 사장(55)과 함께 자율경영권을 가진 독립경영자로 한국지사의 위상을 한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은용 eylee@etnews.co.kr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