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수탁생산(파운드리)산업은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이 본격적으로 파운드리사업을 시작한다면 미국 실리콘밸리 업체들은 적극적으로 도와줄 의사가 있습니다.”
세계적인 프로그래머블로직디바이스(PLD)업체 자일링스의 윔 로렌츠 회장은 26일 서울 역삼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이 파운드리산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경우 직접투자 의사가 있음을 내비췄다.
로렌츠 회장은 “현재 대만에 치중된 파운드리시장에 미국 반도체업체들은 불안해 하고 있다”며 “한국이 무에서 유를 창조한 반도체산업의 저력을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윔 회장은 “단 파운드리를 독자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말하고 “만약 메모리 등 다른 사업과 파운드리를 동시에 운영한다면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일링스는 지난해 불황을 극복하고 올 1분기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약 20% 증가한 343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그는 이같은 추세로 봤을 때 올 매출이 25∼30% 정도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반도체 경기가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필드프로그래머블게이트어레이(FPGA) 등 PLD시장이 점점 커지기 때문입니다. PLD가 점점 주문형반도체(ASIC)를 대체하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매출목표를 잡았습니다.”
그는 지난해 말 UMC를 통해 300㎜ 웨이퍼 공정을 적용한 시제품을 내놓은 데 이어 다음달에는 ‘버텍스-e’ ‘버텍스Ⅱ’에 적용,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또 연말까지 전체 생산량의 15%, 내년 말까지는 50% 이상으로 300㎜ 공정을 확대할 계획이다.
“자일링스의 향후 기술과 공정 계획은 경쟁업체에 비해 빠른 편”이라는 로렌츠 회장은 “PLD는 크고 수율이 좋은 300㎜ 웨이퍼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내년 중반부터는 90나노미터(㎚) 공정을 적용한 신제품 ‘버텍스Ⅲ(가칭)’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5일 ‘디지털비디오테크놀로지’ 세미나 기조연설차 방한한 윔 로렌츠 회장은 휴렛패커드 수석부사장을 역임하고 지난 96년부터 자일링스 회장에 재직중이다.
<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