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e홈 시대가 열린다-여러분 e가정부 써보세요!

e홈시대가 다가왔다. 

21세기 정보화사회에는 이른바 e홈시대가 본격 개화되면서 가정의 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미 인류학자 G.P.머독은 그의 저서 ‘사회구조(Social Structure,1949)’에서 핵가족과 확대가족으로 구분되는 가족진화론을 제시하면서 ‘디지털시대를 맞이한 가정이 인류역사 이래 가장 큰 변화를 겪을 것’임을 예고했다.

 무한한 정보의 바다 ‘인터넷’은 생활의 일부로 급속히 정착하고 있으며, 정보가전 및 정보기기는 유용한 생활수단에서 이젠 없어서는 안될 생활필수품으로 바뀌고 있다.

 우리나라는 e홈시대를 가장 먼저 개화할 기반요소를 갖추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800만명을 확보한데다 전국 각 지역에 거미줄처럼 연결된 초고속인터넷망을 기반으로 세계 1위의 인터넷 강국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PC·개인휴대단말기(PDA) 등 정보기기는 물론 냉장고·세탁기 등 정보가전 분야에서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e홈시대를 맞이한 우리나라 가정은 제한된 공간에서 열린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정보가전기기가 인터넷을 통해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정주부는 인터넷냉장고, 인터넷전자렌지, 인터넷세탁기 등의 등장으로 외부에서도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가전기기를 작동하고 조정할 수 있게 됐다. 이들 정보가전기기는 또 다운로드 형태로 새로운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점차 진화하고 있다. 여기에 보안시스템, 출입시스템, TV 등 모든 가정내 기기 및 시스템과 통신망으로 연결되면서 가정은 하나의 정보화 현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더욱이 PC·전화기·팩시밀리·프린터·스캐너 등 모든 정보기기 및 가전기기가 융합되는 디지털컨버전스시대가 열리면서 가정생활의 새로운 진화를 예고하고 있다. 기존 생활기기의 디지털화가 가속화하고 디지털 제품간 융합이 본격화되는 동시에 광대역 네트워크의 통합되면서 미래 우리가정은 홈네트워킹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홈네트워킹은 가족구성원의 모든 사회활동을 ‘집’ 또는 ‘가정’내로 급속히 끌어들이고 있다.

 e뱅킹·전자상거래·홈쇼핑·증권거래는 이미 생활속에 깊숙이 뿌리내리면서 상가·은행·증권객장에 줄서야했던 문화를 바꿔놓고 있다.

 특히 예금이체·송금·결제·공과금납부·주식매매 등 금융거래는 이미 온라인비중이 오프라인 못지 않게 높아졌으며 온라인 쇼핑은 전 쇼핑매출의 5% 수준을 넘어서면서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 99년 7월 도입된 인터넷뱅킹의 경우 이용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올초 기준으로 1100만명을 넘어섰으며 이용패턴도 기존 단순한 조회서비스 수준에서 탈피해 자금이체 및 대출서비스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직장에 출근하지 않고 가정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재택근무도 이젠 일상화되고 있다.

 가정의 문화생활도 바뀌고 있다.

 실시간 온라인 영화감상이나 음악감상이 가능해지면서 극장이나 야외소극장을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 또 차세대 디지털영상매체로 각광받고 있는 DVD 및 DVD플레이어 보급이 확산되면서 가정의 문화시설화를 앞당기고 있다.

 지난 3월 개국한 디지털위성방송의 경우 70여개의 채널을 바탕으로 영화 및 음악감상, 쇼핑 등 모든 문화생활을 가정내에서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고 있다.

 휴대폰·개인휴대단말기(PDA) 등으로 대표되는 모바일기기의 보급확산도 e홈시대에 새로운 풍속도를 낳고 있다.

 가정주부는 이동중에 휴대형단말기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해 인터넷밥솥 작동을 예약하는 동시에 예금을 이체하며 필요한 물품을 온라인으로 예약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모바일 기기를 통해 은행업무를 처리하는 모바일뱅킹서비스는 국내 20개 은행 가운데 18개 은행이 서비스를 제공할 만큼 보편화되고 있으며 모바일 뱅킹 이용실적은 최근 월 평균 55만건으로 급증했다.

특히 미래에 급팽창할 모바일산업은 제2의 가정혁명을 기대케 하기에 충분하다.

올상반기 무선인터넷망이 개방을 앞두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 IMT2000서비스 개시가 예정되어 있다. 여기에 무한한 주소자원을 갖는 차세대 인터넷 프로토콜 IPv6상용화가 급류를 타고 있고 무선랜보급도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로써 모바일기기를 포함해 모든 정보가전 및 정보기기는 각각 고유의 인터넷주소가 갖고 초고속인터넷서비스로 연결된다. 결국 가정생활을 포함한 우리의 일상생활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된다.

 e홈시대가 열리면 가정생활의 편리성과 삶의 질은 상상할 수 없는 단계까지 높아진다.

 하지만 e홈시대가 우리 가정에 긍정적 영향만을 미치지 않는다. 인터넷 보급이나 정보가전의 지능화가 자칫 인간성 매몰을 부추기기도 한다. 모든 가정생활이 시스템으로 자동처리됨에 따라 가족간 스킨십 부족이나 대화단절이 우려된다. 부모와 자녀간 대화단절은 자칫 세대간 갈등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가정주부가 일로부터 해방됨으로써 게임이나 채팅 등에 중독될 여지도 많다. 실제 정보화시대가 진전되면서 채팅을 통한 주부가출이나 홈쇼핑 중독에 따른 폐해사례가 속출하는가 하면 가장의 인터넷중독에 따른 사회부적응과 같은 부작용도 갈수록 늘고 있다.

 햇볕이 강해지면 그림자도 진해지는 법.

정보화와 e홈시대가 진전돌 수록 심화될 정보격차, 인터넷중독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때 우리 가정이 진정한 e홈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