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VoIP업체들이 수출 시장 다변화를 위해 적극 추진중인 일본시장 진출 전략이 당초 예상과 달리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너시스템즈와 애니유저넷·큰사람컴퓨터·텔링커 등 VoIP 벤처기업들은 지난해부터 인터넷전화가 새로운 통신서비스로 부상하고 있는 일본시장 공략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일본시장 공략에 나선 지 1년이 지나도록 별다른 사업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제너시스템즈(대표 강용구·김우종)는 당초 올 3월부터 본격적인 VoIP장비 공급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했으나 현지 협력업체와의 업무협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제품 공급을 미루고 있다. 이 회사는 특히 일본시장이 외국업체에 배타적인 특성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언어적인 제약도 많아 이르면 오는 6월 이후에나 일본시장 진출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 VoIP시장 공략에 나선 애니유저넷(대표 송용호)도 당초 지난해 하반기로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갈 계획이었으나 일본시장의 인프라가 취약하고 인터넷전화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 서비스 시기를 올 하반기로 미뤘다.
큰사람컴퓨터(대표 이영상)는 당초 지난해말 VoIP사업을 위해 일본 현지법인을 설립할 계획이었으나 현지 사정 등으로 인해 이를 연기한 상태며 지난 3월부터 VoIP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었던 텔링커(대표 최수혁)도 아직까지 사업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VoIP업체들이 일본시장 공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우선 현지화 전략 및 차별화된 서비스 모델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다수 국내업체들은 철저한 시장분석을 통한 마케팅 전략도 수립하지 않은 채 비용절감이라는 일반적인 측면을 강조하며 일본 VoIP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어 사업초기부터 여러가지 난관에 직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국내업체들의 경우 사후관리 및 애프터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한 데다 현지업체와의 긴밀한 협조관계 구축에 소홀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사업확대에 장애요소가 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VoIP전문 벤처기업들은 기술력에만 의존해 폐쇄적인 특성을 갖고 있는 일본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어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금부터라도 보다 치밀한 현지화 전략 및 마케팅 전략을 마련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일본시장 진출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