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기술 전문가 어디 없나요?

 음성전문 벤처기업인 A사는 최근 두 번째 신입사원 면접을 실시했다. 성장하는 사세에 맞춰 인원을 충당하기 위해 사원모집을 했으나 1차 모집으로는 인원이 모자라 최근 2차 모집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2차 면접에서도 A사는 원하는 인력을 채용하지 못했다.

 본격적인 성장세에 접어든 국내 음성업계가 전문인력 확보에 허덕이고 있다. 국내에 음성정보기술 관련 전문인력을 배출하는 창구가 부족할 뿐더러 음성정보기술관련 핵심엔진을 개발하는 전문인력 양성기관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국내에 음성정보관련 업체는 줄잡아 130개. 이들 업체가 필요로 하는 전문인력은 한 업체당 3명 정도로 400명에 가까운 인력이 필요하다. 현재 음성시장을 이끌고 있는 인력은 국내 음성시장에 붐을 일으킨 L&H사로부터 배출된 인원 약 200명과 관련 업체에 종사하던 100명 정도가 대부분이다. 이 인력 자체도 음성시장의 요구를 충족하기에는 부족하다.

 문제는 기존 인력을 보강해 충원할 신규인력의 배출이다.

 음성관련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전문인력은 대부분 학부에서 전자공학과를 전공하고 석박사 과정을 음성으로 전공하는 경우다. 이 같은 석박사 과정에서 음성관련분야를 다루고 있는 학교는 서울대, 광운대, 카이스트, 경북대, 한양대 등 10개 대학이 전부다. 이들 대학을 통해 배출되는 석박사 인원은 연간 30∼40명 선으로 이 역시 국내 음성정보기술시장이 필요로 하는 연간 인원 300명 정도를 충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더욱이 음성정보기술을 전공한 전문가들이 아직 음성시장에 대한 확신이 없어 진로를 다른 곳으로 선회하는 경우도 많아 업계의 인력난은 가중되고 있다.

 특히 음성엔진과 관련된 코어기술을 가진 기술자는 찾기가 더욱 어렵다. 음성엔진과 관련된 기술은 국내배출 자체가 어렵고 선진국에서 기술을 배워 국내에 투입돼야 하는데 이 역시 요원한 일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최근 음성정보기술 업체에서는 인원을 충당하기 위해 경쟁업체에서 인원을 뺏어오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광운대 김순협 교수는 “음성시장은 정보도 인정할 만큼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으나 이 분야를 이끌 전문가가 부족한 현실이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며 “각 대학은 물론 정부차원에서도 전문인력 배출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