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디자이너시대가 열린다.
삼성전자의 김남미 책임디자이너, LG전자의 정용훈 선임연구원, 만도공조의 신희인 과장, 린나이코리아 정경남 책임디자이너, 이들에게는 하나의 공통된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히트상품 제조기’가 바로 그것이다.
삼성전자의 휴대폰 ‘애니콜 드라마’, LG전자의 양문형 냉장고 ‘디오스’, 만도공조의 김치냉장고 ‘딤채’, 린나이코리아의 가스오븐레인지 ‘쥬벨’.
국내 유수의 전자업계에서 맹활약 중인 이들 스타 디자이너가 배출해낸 대표적인 히트상품들이다.
경력 12년의 김남미씨가 지난 2000년 3개월 동안 디자인 개발에 참여한 ‘애니콜 드라마’는 출시되자마자 내수 80만대, 수출 100만대를 달성하며 삼성전자의 휴대폰 신화를 일궈냈다.
이외에도 장용훈씨가 지난 97년 개발한 ‘디오스’ 냉장고는 지금까지 내수 2439억원, 수출 418억원의 성과를 거뒀으며, 신희인씨가 지난 2000년 개발한 ‘딤채’는 국내 김치냉장고 시장을 석권하며 지금까지 내수에서만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이처럼 이들 디자이너가 개발한 제품들은 국내외 시장에서 판매 돌풍을 일으키며 소비자들의 머리 속에 각인돼 있지만 숨은 공로자인 디자이너에 대해서는 거의 무심한 게 현실이다. 따라서 실력있는 디자이너들이 책임감을 갖고 더 좋은 디자인을 개발하고자 하는 의욕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산업자원부는 이에 따라 디자이너에 대한 동기부여 효과를 높이고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스타 디자이너를 탄생시키기 위해 ‘디자인실명제’를 업계에 적극적으로 권장키로 했다. ‘디자인실명제’란 디자인 개발 결과물이 상품화될 경우에 디자인을 개발한 디자이너나 디자인 전문회사의 명칭·약호·기호 등을 제품 등에 표시하는 것을 말한다.
산자부는 디자인실명제의 정착을 위해 우선 디자인혁신상품개발사업에 참여하는 기업과 디자이너(디자인 전문회사)가 이를 협의해 시행토록 유도하는 한편 올해부터 우수산업디자인(GD)상품뿐 아니라 해당 제품을 디자인한 디자이너에 대해서도 포상을 확대 실시할 계획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디자인실명제를 통해 우수한 디자이너가 배출돼 전반적인 디자인 수준이 향상됨은 물론 제품의 고급화를 촉진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수출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