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엔터테인]5월의 신작 비디오·DVD

 ‘풍성하다! 어린이영화, 가족영화.’

 가정의 달을 맞은 5월에는 뭘 해도 어린이나 가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5월의 비디오·DVD타이틀 출시작 역시 어린이·가족영화에 눈길이 간다. 이 달에는 비디오와 DVD타이틀 시장의 최대 기대주로 관심을 끄는 화제작인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비롯해 ‘톰과 제리의 요술반지’ ‘방가방가 햄토리’ ‘잠자는 숲속의 공주’ 등 어린이들이 보여달라고 조를 만한 비디오·DVD타이틀이 잇따라 선보인다.

 물론 그렇다고 어른이 즐길 만한 영상물이 없는 건 아니다. 올초 개봉돼 전국 관객 300만명을 동원한 ‘공공의 적’, 기대 이상의 관객을 끌었던 ‘정글쥬스’ 등 한국영화와 ‘웨이트오브워터’ ‘익스페리먼트’ ‘스코어’ 등 흥미진진한 외화들이 안방극장을 찾아간다.

 ◇‘해리포터’ 비디오·DVD로 뜬다=이달의 최대 화제작은 뭐니뭐니 해도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14일 출시되는 ‘해리포터…’는 출시 전부터 숱한 화제를 뿌리며 영화마니아는 물론 어린이 고객을 손짓하고 있다. ‘해리포터…’는 대여용 비디오와 판매용 비디오, DVD타이틀 등 3가지 종류도 동시 출시된다. 1억6000만달러(2080억원)의 어마어마한 제작비가 투입된 이 영화는 극장흥행에서도 국내 관객 400만명이라는 흥행을 거둔 데 이어 워너가 4월말부터 실시한 프리오더 판매기간을 통해 행사 첫 1주일 만에 5000장 주문을 기록하는 등 비디오 및 DVD시장에서도 미리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예고하고 있다.

 해리 포터는 위압적인 버논 숙부와 냉담한 이모 페투니아, 욕심많고 버릇없는 사촌 더즐리 밑에서 갖은 구박을 견디며 계단 밑 벽장에서 생활한다. 11살 생일을 며칠 앞둔 어느 날 해리에게 초록색 잉크로 씌어진 한 통의 편지가 배달되면서 해리 포터의 환상적인 모험여행이 시작된다. 특히 판매용 비디오와 DVD타이틀에는 극장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장면과 새로운 기능이 추가된다. DVD타이틀의 스페셜피처로 스태프와의 인터뷰, 호그와트 마법학교 제작의 모든 것, 올빼미 장면 소개, 2편 예고, 주인공의 캐스팅 과정과 촬영 에피소드, 시뮬레이션 관광, 퀴디치 경기 참가하기 및 PC사용자들을 위한 다양한 롬기능이 제공된다.

 ◇온가족이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볼 수 있는 다양한 애니메이션도 준비돼 있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와 ‘톰과 제리의 요술반지’, 국산 애니메이션인 ‘마리이야기’ ‘방가방가 햄토리’ 등은 어린이에게는 재미와 호기심을, 어른들에게는 향수와 동심을 심어준다.

 ‘마리이야기’는 국내에서 제작된 팬터지 애니메이션으로 애니메이션의 칸영화제격인 프랑스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본선에 진출한 작품이다.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넘나들며 동화처럼 아름답게 펼쳐지는 스토리와 함께 목소리 주인공으로 안성기, 이병헌, 배종옥 등이 참여해 친숙한 느낌이 더하다. 바닷가 외딴 마을 사고로 아버지를 여의고 할머니, 어머니와 사는 열두살 소년 남우는 어느 날 우연히 학교앞 문방구에서 신비한 빛을 내뿜는 구슬을 보게 된다. 그 구슬은 환상의 소녀 마리의 흔적이다. 남우는 친구 준호와 함께 환상의 소녀 마리와 아름다운 시간을 갖지만 그 사이 남우의 할머니는 쓰러지고 바다로 나간 준호의 아버지도 위험에 빠지게 된다. 클래식에서 재즈, 뉴에이지까지 오스트리아 국립음악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클래식 기타의 권위자 이병우씨가 영화음악을 맡아 더욱 화제가 됐다.

 DVD타이틀로 출시되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는 누구나 알고 있는 고전 애니메이션. 월트디즈니의 16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이 타이틀은 DVD로 만들어지면서 첨단 장비를 동원해 디지털 영상기법으로 전면 복원작업을 단행, 보다 선명한 화면과 음질을 감상할 수 있다. 누구나 다 아는 얘기지만 고전은 언제 봐도 재미있고 야릇한 향수를 자아내는 만큼 어른들이 봐도 지루하지 않다. 특히 제작과정, 캐릭터 디자인 갤러리, 스토리보드, 오로라 공주 구출작전 게임 등 다양한 스페셜피처가 제공돼 아이들과 함께 즐기기에 손색이 없다.

 ◇‘공공의 적’과 ‘정글쥬스’=5월에 새롭게 선보이는 비디오 가운데 기대주는 ‘공공의 적’과 ‘정글쥬스’. ‘공공의 적’은 1월 개봉돼 전국 관객 300만명을 동원한 국산 대작 영화. 악질 경찰과 패륜 살인범의 대결에서 볼 수 있듯 ‘공공의 적’은 선과 악이 아닌 나쁜 놈과 더 나쁜 놈의 구도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더욱 참신하다. 경찰이지만 민중의 지팡이, 법치질서 확립 따위에는 관심없는 강철중(설경구)은 팔자나 고쳐볼 생각으로 마약조직에서 압류한 마약을 훔쳐 달아난다. 단란한 가정과 좋은 집안 배경까지 성공한 펀드매니저 조규환(이성재)은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자기에게 성가신 존재는 가차없이 없애버리는 냉혈한이다. 이 둘이 우연히 만나 시비가 붙으면서 끈질긴 대결을 벌이게 된다. 이성재, 설경구의 연기와 코미디적인 요소가 영화의 맛을 더욱 살린다.

 비디오로 출시되는 ‘정글쥬스’는 장혁-이범수 주연의 본격 양아치 영화. 욕설과 농담, 무거운 청량리와 가벼운 아이들, 유쾌한 웃음과 잔혹한 폭력이 뒤범벅돼 새로운 맛을 낸다. 어느 햇빛 좋은 날. 청량리에서 나고 자란 기태와 철수는 고물차 보닛 위에서 하드를 먹고 있다가 얼떨결에 하마 형님이 하는 마약거래에 따라 나선다. 그러나 일이 꼬여 잃어버린 마약 대신 2000만원을 토해내야 할 지경이 된 이 둘은 애타게 돈을 찾아 일을 벌이지만 우연히 마약봉지가 자신들 앞에 들어오면서 도망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른다. ‘갱스터 영화’ 하면 어두운 밤, 현란한 네온사인, 음습한 뒷골목이 연상되지만 ‘정글쥬스’는 사건의 80%가 낮에 벌어지고 끝까지 낙천적인 시선을 잃지 않는다는 점에서 양아치 영화의 경쾌함을 보여준다.

 ◇외화기근…그래도 건질 건 있다=이달에는 월드컵 경기 시점을 의식해서인지 유난히 외화출시가 편수나 내용면에서 미흡하다. ‘스코어’ ‘웨이트오브워터’ ‘청혼’ ‘오! 형제여 어디 있는가’ 등이 그나마 구미를 당기는 작품이다.

 ‘스코어’는 최고의 연기파 배우 로버트 드 니로를 비롯해 영화계 원로인 말론 브랜도, 신세대 기수 에드워드 노튼 3명이 출연한 액션 스릴러물. 한치의 오차도 허용치 않는 프로 세계의 함정과 배신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한적한 몬트리올에서 재즈바를 운영하며 평온한 삶을 사는 닉 웰즈는 평범해보이지만 무려 25년간이나 남의 물건을 손에 넣어온 최고의 금고털이. 그가 이제 그 생활을 끝내고 사랑하는 여인 다이앤과 남은 삶을 보내고 싶지만 파트너인 맥스가 큰 건수를 제안하자 마지막이라는 조건으로 이 프로젝트에 합류한다. 맥스가 소개한 젊은 파트너 잭 텔러와 함께 그들 3명은 몬트리올 세관에 압류돼 당분간 금고에서 보관될 프랑스 왕의 홀을 털지만 그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갈등이 점차 드러난다.

 ‘청혼’은 ‘브리짓 존스의 일기’로 스타덤에 오른 르네 젤위거가 주연한 로맨틱 코미디. ‘노팅힐’류의 로맨스와 ‘브리짓’류의 코믹함이 만났다. 브룩 실즈, 머라이어 캐리 등 초호화 배역의 카메오 출현도 화제가 됐다. 결혼에 관한 전제없이 3년째 사귀고 있는 앤과 지미는 주위 친구들이 하나둘씩 결혼하는 동안 결혼에 대한 압박을 받기 시작한다. 고심 끝에 지미는 프로포즈를 하지만 엉뚱한 청혼으로 앤에게 퇴짜를 받는다. 설상가상으로 할아버지가 남긴 1억달러의 유산을 받으려면 서른살 생일 저녁까지 반드시 결혼을 해야 하는 지미는 그때부터 눈물나는 결혼작전에 돌입한다.

 ‘오! 형제여 어디 있는가’는 코엔 형제의 재기발랄함이 돋보이는 기상천외한 뮤지컬 코미디다. 율리시즈, 델마, 피트는 쇠사슬에 묶인 채 시골농장에서 노역을 하는 죄수들이다. 율리시즈는 아내가 재혼한다는 소문을 듣고 이를 막으려 같은 쇠사슬에 묶여있는 델마와 피트에게 보물이 있다는 거짓 제안으로 함께 탈옥한다. 특히 ‘오션스일레븐’의 매력남 조지 클루니가 대책없는 코믹 캐릭터로 변신해 웃음을 자아낸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