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 공릉동에 사는 추승곤씨(35·회사원)는 영화와 음악 애호가지만 극장이나 콘서트홀을 찾는 일은 드물다. 회사일로 바쁜 데다 아이들과 같이 외출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언제든 보고싶은 영상 콘텐츠는 집안 거실에서 충분히 즐긴다. 5년전 장만한 홈시어터 시스템이 훌륭한 안방극장 역할을 해내기 때문이다.
최근 400만원을 주고 장만한 HDTV를 비롯해 추씨가 홈시어터 시스템에 투자한 비용만 해도 800만원에 이른다. 150편의 DVD타이틀을 갖고 있으며 매달 8∼10장 가량의 타이틀을 새롭게 구매하는 추씨는 “영화관을 찾는 것도 나름대로의 묘미가 있지만 시스템으로만 보면 극장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고화질 영상과 깨끗한 음향을 즐길 수 있어 굳이 극장에 갈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전한다.
추씨의 사례처럼 안방극장 시대는 이제 더 이상 가까운 미래가 아니다. 가전업체들이 보급형 홈시어터 시스템을 잇따라 내놓은 데 이어 안방에서 고화질로 즐길 수 있는 영상 콘텐츠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시스템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1000만원 이상이 들어갈 수도 있지만 대체로 100만∼150만원의 비용만 투입하면 웬만한 수준의 안방극장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가능하다. TV는 별도 구입할 필요는 없고 DVD플레이어와 앰프, 5.1 채널 스피커, 우퍼 등을 갖추면 된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들이 70만∼100만원에 구매가능한 보급형 홈시어터 시스템도 선보이고 있어 문턱이 훨씬 낮아졌다.
더욱 중요한 것은 홈시어터 시스템의 SW역할을 하는 DVD타이틀이 크게 늘어난 점. 현재 DVD타이틀 출시 편수는 2500종을 상회하고 있으며 그 종류도 영화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교육용 콘텐츠, 콘서트·연주회 등 실황 음반으로 크게 다양해지고 있다. 앞으로 플레이보이 등 성인물이나 게임물 등 그 종류가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최근 출시된 DVD타이틀의 경우 멀티 앵글기능, 원어 자막 기능 등 DVD에서만 즐길 수 있는 기능이 선보이고 있으며 DVD의 묘미인 스페셜 피처의 경우에도 최근에는 2∼3시간 분량이 수록된 경우가 많아 볼거리를 더한다.
이와 함께 DVD타이틀 가격이 약간씩 떨어지고 있어 더욱 반갑다. 공식적인 가격인하는 아니지만 최근 워너가 9900원에 28종의 DVD타이틀을 판매하면서 큰 호응을 얻었고 20세기폭스 역시 타이틀 25종에 한해 1만8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한시판매하고 있어 처음으로 DVD타이틀 가격대에 변화조짐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홈시어터 시스템을 갖추고자 할 때는 그냥 일반 판매매장에 가서 고르는 것보다 가장 먼저 AV코리아, 노원AV 등 홈시어터 및 DVD 관련 커뮤니티에 접속해 다양한 자문을 구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커뮤니티에서는 회원들이 갖춘 홈시어터 시스템을 다른 회원에게 공개하거나 매월 회원들을 대상으로 공개 시연회를 하는 경우가 있어 선택에 도움이 된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