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날과 어버이 날 및 청소년의 날 등이 끼어있는 5월에는 영화 이외에도 가족용 문화행사가 풍성하다. 세종문화회관과 예술의전당 등 각종 공연장과 전시장 등에서는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기획공연과 효 콘서트를 비롯해 부모들을 위한 연주회 등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해 놓고 있다. 또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전시회 및 페스티벌 등이 한달 내내 곳곳에서 열려 가정의 달인 5월을 더욱 훈훈하게 만들어 준다.
◇어린이를 위한 애니메이션 축제=4일부터 1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소극장과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서울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이 열린다. 세계 30여개국에서 출품한 220편의 애니메이션 가운데 어린이들이 즐길 만한 작품을 골라 소개한다.
2113년 외계 행성 엘리시움의 공격에 지구의 용사들이 최후의 일전을 벌이는 내용의 개막작 ‘엘리시움’과 엄마가 계신 하늘을 만져보는 게 소원인 소녀 보리와 친구 짜구의 우정을 그린 국산 애니메이션 ‘보리와 짜구’, 일곱살짜리 미루가 그려내는 ‘미루의 환상여행’ 등이 볼 만하다.
또 영화 ‘집으로...’에 등장하는 장난감이 주인공인 ‘큐빅스’와 중국 애니메이션 ‘란마오’도 ‘포켓몬스터’에 못지 않게 인기작품이며 마르코폴로의 아들 마르코가 꿈의 항해를 떠나는 모험극인 ‘마르코폴로, 향도귀환’과 무생물체에 생명을 불어넣는 스톱모션 ‘앵그리키드’와 인형을 활용한 퍼펫 애니 ‘카라반의 환상여행’ 등도 어린이들을 환상과 모험의 세계로 안내한다.
세종문화회관 전시실에서는 ‘애니판타지’가 펼쳐진다. 레이저를 이용한 캐릭터 여행인 ‘꿈과 환상의 공간’과 각종 애니메이션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공간’도 있다. 또 ‘감동공간’에선 대형 멀티비전을 통해 캐릭터와 상호교감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공연=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는 어린이 뮤지컬 ‘알라딘의 요술램프’가 지난달 29일 시작돼 어린이 날인 5일까지 계속되며 경기명창 김영임의 ‘2001 효 콘서트:회심곡’이 오는 8일부터 13일까지 열린다. 19일에는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의 ‘교실의 메아리’가 공연된다.
소극장에서는 서울시무용단의 ‘동화의 나라로 떠나는 무용여행’이 1일부터 6일까지 열리며 극단 사다리의 어린이를 위한 총체극 ‘마법의 날개’가 3일부터 6일까지 컨벤션센터에서 공연된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가족음악여행’도 7일부터 8일까지 계획돼 있다.
지난달 25일부터는 ‘피터팬’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이 열리고 있다. 5일까지 계속되는 이 공연에는 인기 댄스그룹 NRG의 노유민이 피터팬역을 맡았고 팅커벨에는 개그우먼 박희진이, 추장에는 전무송씨가 출연한다.
예술의전당에서도 어린이 날을 맞아 다채로운 공연과 전시회 및 야외행사로 구성된 ‘예술의전당 어린이 날 축제 한마당’이 열린다. 예술의전당과 서울발레시어터가 공동 제작한 현대 어린이발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낮 12시와 오후 3시, 6시 등 3차례에 걸쳐 공연되고, 오후 2시와 6시 콘서트홀에서 피아니스트 김대진씨와 조영방씨 가족 및 우리아버지합창단, 난파어린이합창단, 연극배우 윤석화씨 등이 출연해 생상스의 동물 사육제와 사라사테의 치고이네르바이젠 및 동요메들리, 만화영화 주제가 등을 들려주는 ‘아빠와 함께 클래식 음악회’가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과 한국페스티발앙상블이 공동으로 마련한 ‘한국페스티발앙상블 금관 5중주’가 11일 오후 5시, 신관웅 재즈밴드가 연주하는 ‘재즈콘서트’가 26일 오후 4시에 준비돼 있다. 미술관 대강당에서는 가족을 위한 공연프로그램으로 가족 뮤지컬과 인형극 그리고 가족영화감상회 등이 열린다. 12일 오후 3시에는 극단 예일이 육지로 팔려간 진돗개가 옛 주인을 찾아오는 이야기를 소재로 한 가족뮤지컬 ‘하얀마음 백구’를 무대에 올리고 19일 오후 1시와 3시에는 현대인형극회가 인형극 ‘사계’를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이달 한달간 매주 토요일 오후 3시에는 슈렉, 프린스앤드프린세스, 치킨 런, 아나스타샤 등 걸작 애니메이션을 보여주는 가족영화감상회 ‘애니메이션 걸작영화제’가 열린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4, 5일 양일간 우리 민속의 멋과 흥을 느낄 수 있는 신명나는 풍물잔치가 열린다. 풍물연구소가 출연하는 ‘어린이를 위한 풍물잔치’는 말의 해 액을 막는 비나리를 시작으로 삼도사물놀이·설장구·풍물굿판 등으로 꾸며진다. 특히 어린이 날 공연에서는 어린이들이 풍물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풍물배우기 한마당’과 ‘다함께 배운 장단 합주마당’을 펼친다.
이밖에도 동숭아트센터에서는 과학문명이 수백년이나 앞서 있지만 쓰레기 천국으로 변해버린 화성 사람들과 지구의 최연소 우주비행사인 토토가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워터볼을 찾아나선다는 내용의 창작 뮤지컬 ‘토토’가 어린이들에게 신비로운 우주세계를 소개하면서 쓰레기문제 등 환경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청담동 유시어터에서는 4일부터는 ‘백설공주’ 앙코르 공연이 시작되며 5일부터는 김선의 발레단의 ‘인어공주’가 막을 올린다. 또 서울 대학로 샘터 파랑새극장에서는 2일부터 31일까지 짝짝이 신발과 생각하는 모자, 피리 할머니 등이 잃어버린 선물을 찾아가며 진정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확인한다는 내용의
‘모자와 신발’이 공연된다.
◇청소년을 위한 행사=가정의 달에도 자칫 소외되기 쉬운 청소년들을 위한 공연과 음악회 등의 이벤트도 많다.
우선 5일에는 창경궁 등 24곳에서 청소년 및 가족을 대상으로 전통민속경연을 보고 직접 체험도 할 수 있는 ‘어린이 민속큰잔치’가 개최되고 17일부터 19일까지는 한강 일대에서 ‘2002 한강 청소년동아리 문화축제’가 펼쳐진다.
서울교육문화회관도 5일부터 7일까지 대극장에서 세계 각국의 청소년들이 춤으로 하나가 되는 ‘2000서울 세계 청소년 무용축제’를 연다. ‘평화 그리고 무용’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에는 13개의 국내외 어린이 무용단이 참가해 각 나라의 민속무용과 현대무용·발레 등을 선보인다. 5일 오후 3시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7일까지 열리는 이 행사는 매일 오후 3시와 5시에 두차례식 펼쳐진다. 오는 18일에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청소년들에게 클래식음악을 통한 정서함양 및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청소년음악회’가 열리고 19일 여의도 한강둔치에서는 수상축제와 마당축제·워터쇼·축하공연 등이 펼쳐지는 ‘청소년 한강축제’가 열려 신나는 한마당을 만든다.
또 호암아트홀에서는 18일과 19일 이틀간 청소년이 이해하기 쉽도록 해설을 곁들인 ‘해설이 있는 발레’ 공연이 있고 25, 26일까지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는 각종 전시회와 공연 및 문화제·백일장 등이 실시되는 ‘대학로 청소년 축제’가 흥사단 주관으로 열린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