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회사에서 근무하는 김민기씨(36)는 매년 5월만 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어버이날·어린이날·스승의날이 줄줄이 걸려 있어 무언가 성의를 표시해야 하는데 적당한 상품을 고르기가 쉽지 않기 때문. 하지만 홈쇼핑에 익숙해지면서 올해는 이런 걱정을 크게 덜었다. 김씨는 생각하는 가정의 달을 무사히(?) 넘기는 방법은 이렇다. 우선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상품 목록을 검색하고 가격 비교 사이트를 통해 적당한 상품을 고른다.
마음에 드는 품목이 없으면 퇴근 후 TV홈쇼핑 채널에서 방영하는 기획 상품을 활용하는 것이다. 백화점이나 전자단지 등을 하염없이 헤맬 필요도 없고 똑같은 상품에도 불구하고 훨씬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e쇼핑족’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마우스 클릭과 리모컨이나 전화로 안방에서 상품을 구입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 인터넷쇼핑몰·홈쇼핑 등 새로운 유통 채널이 등장하면서 소비 행태가 바뀌고 있다는 방증이다.
옷을 사기 위해 동대문이나 남대문 의류상가를 찾거나 명동 의상실을 이용하는 일은 흘러간 추억이 됐다. 값나가는 선물을 고르기 위해 백화점을 찾는 것도 시간 여유가 있는 일부 계층에나 통용되는 얘기다. 제품을 직접 눈으로 보고 나서야 구매를 결정하던 쇼핑 관행이 무너지고 쇼핑 시간을 줄여 문화나 여가를 즐기려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도 e쇼핑 시장이 급성장할 수 있는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e쇼핑을 주도하는 양대 축은 인터넷쇼핑몰과 TV홈쇼핑이다.
우선 인터넷쇼핑몰을 보면 지난 90년 중반까지만 해도 2000여개가 넘는 업체가 난립해 치열한 혼전을 보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매출이 일정 수준에 이르는 곳만 살아남고 나머지는 문을 닫거나 다른 서비스로 사업을 돌리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은 한솔CS클럽과 삼성몰 등 대형업체가 주도하고 있으며 지난해 2조원대의 매출을 올리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인터넷쇼핑몰뿐만 아니라 포털 업체도 수익 모델 확대라는 차원에서 온라인 쇼핑 부문을 강화하고 경매사이트 등 새로운 판매 기법을 표방하는 전문 쇼핑몰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비공개 입찰식 경매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코리아텐더, 경매 방식의 음료·커피 등 소모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서플라이119 등은 새로운 판매 기법으로 네티즌의 호응을 받고 있다.
TV홈쇼핑 역시 유통변화의 핵심 채널로 그 위상을 굳히고 있다.
TV홈쇼핑시장은 지난해 2조원대에 달했으며 올해도 두 배 이상의 성장을 낙관하고 있다. LG홈쇼핑과 CJ39쇼핑에 이어 농수산TV와 우리홈쇼핑·현대홈쇼핑 등 신규 3사가 가세해 시장의 성장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LG홈쇼핑은 지난해 국내 홈쇼핑 업체로는 처음으로 매출 1조원대를 달성해 돌풍을 일으켰다.
홈쇼핑 시장을 주도하는 이들 e쇼핑 업체는 가정의달을 맞아 풍성한 행사를 준비하고 손님 맞이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LG홈쇼핑·CJ39쇼핑·우리홈쇼핑·현대홈쇼핑 등 주요 TV홈쇼핑 업체들은 지난달 말부터 일제히 가정의달 선물특집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배송일을 고려해 일찍부터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스승의날 상품 중심으로 판매에 나섰다.
오프라인 대형 유통업체와 달리 배송기간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관련 판매 방송 프로그램을 발빠르게 앞다퉈 진행하며 추천 선물 상품을 대규모 배치한 스페셜 카탈로그 발행과 관련 상품 카탈로그 발행 부수를 대폭 늘린 것이 특징이다.
LG홈쇼핑은 LG이숍과 공동으로 이달 11일까지 ‘제1회 LG홈쇼핑 어린이 그림잔치’ 행사를 개최하며 CJ39쇼핑도 어린이날 ‘특집 희망의 날’, 어버이날 ‘특집 사랑의 날’, 스승의날 ‘특집 감사의 날’ 프로그램을 통해 선물 상품을 중점 소개한다.
우리홈쇼핑은 가정의달과 관련한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하는 한편 월드컵 관련 상품전과 프로모션을 마련, 5월을 축제의 달로 이끌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상품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부모님과 스승님께 감사카드를 대신 보내드리는 이벤트도 함께 실시하며 15일까지는 ‘가족사랑 이벤트’를 개최해 관련 게시판에 ‘가족간의 사랑이야기’를 올리는 고객에게 무료 가족사진 촬영권을 증정한다.
현대홈쇼핑은 가정의달 선물수요와 월드컵 특수를 겨냥해 선물상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하고 5월 중순부터는 초여름상품 중심으로 프로모션 활동을 전개해 나간다.
4, 5일 이틀간 ‘가정의달 선물 특집’ 프로그램을 특별 방송하며 ‘가정의달 선물 특선’이라는 스페셜 카탈로그를 40만부 가량 발행, 어린이날·어버이날·스승의날 선물 300여종을 추천 상품으로 내놓았다.
농수산TV는 가정의달을 맞아 5월 첫 주부터 ‘가화만사성 잔치’를 마련하는 것을 시작으로 안방시장 공략에 나섰다.
먼저 5일까지 열리는 ‘가화만사성 잔치’는 어버이날과 스승의날에 대비해 선물용 상품으로 각광받을 수 있는 건강 효도용품을 집중 소개하며 우리농산물이 가정의달 선물용품으로 자리잡을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가정의달을 맞아 바쁘기는 인터넷쇼핑몰도 마찬가지다.
인터파크(http://www.interpark.com)는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맞아 5일까지 선물 대잔치 행사를 갖고 다양한 사은품을 증정한다. 삼성몰(http://www.samsungmall.co.kr)은 TV방영 완구기획전(3만∼8만원), 선물 초특가전(3만∼10만원대), 아웃도어 놀이용품전(3만∼7만원)과 같은 3대 기획전을 통해 기존 유통가 대비 20∼50% 할인된 가격과 카드 무이자 혜택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코리아텐더(http://www.korea-tender.com)도 다음달 3일까지 어린이날을 겨냥 ‘인기완구 선물전’을 실시, 어린이날 가장 받고 싶어 하는 상품을 교육완구·승용완구·목재완구·자동차·조립완구·인형과 소꼽놀이로 나누고 인라인스케이트·삼성 피코플러스·스카이콩콩 등을 특별가에 한정 판매한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인터넷 쇼핑몰이 추천하는 어린이날 선물 5선
받기는 쉬워도 고르는 데는 한참을 고민하게 만드는 것이 선물이다. 어린시절 받은 선물은 평생 기억에 남기도 하는 만큼 부모의 세심한 정성이 필요하다. 비싸고 화려한 선물도 좋지만 조금만 신경 쓴다면 아이의 성격에 맞고 부모님도 만족할 만한 최고의 어린이날 선물을 고를 수 있다. 국내의 대표 쇼핑몰 인터파크가 추천하는 어린이날 베스트 상품을 소개한다.
△유행에 민감한 자녀를 위해 - 캐릭터 상품
선물에도 유행이 있다. 유행에 민감한 아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만화나 영화속 주인공이 등장하는 학용품이나 작은 소품으로도 즐거움을 느낀다.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으로는 토토로·헬로키티·푸우·해리포터 등 인기 캐릭터 30종 1000여가지 상품에 달한다.
△온가족이 함께 즐기는 본전 뽑기형 - 소니 PS2
아직 DVD 플레이어가 없는 가정이라면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2(PS2)를 추천한다. PS2를 어린이의 오락기 정도로 생각한다면 비싼 가격 때문에 망설여지겠지만 DVD와 CD 플레이어 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온가족을 위한 오락가전으로 손색이 없다.
△선물도 사고 경품도 챙기고 - 해리포터 DVD
알뜰한 엄마들은 선물을 살 때도 덤으로 따라오는 경품을 놓치지 않는다. 오는 14일 출시 예정인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DVD를 예약 구매하면 오리지널포스터·노트·호그와트 열쇠고리·볼펜세트·스티커세트 등 5가지 선물을 함께 받을 수 있다.
△씩씩하고 건강한 아이가 최고 - 인라인스케이트
밖에서 뛰어놀기 좋아하는 활기찬 아이들을 위해 추천하는 아이템은 인라인스케이트. 어린이의 경우에는 성장이 빠르므로 약 15∼20㎜ 큰 사이즈의 제품을 구입해야 오래 사용할 수 있다. 또 안전을 위해 보호대와 헬멧을 반드시 착용하는 것이 좋다.
△똑똑하게 키우고 싶다면 - 지능 개발형 완구
만 4∼6세 정도의 취학 전 아동이라면 일반적인 장난감보다는 교육용 완구가 지능개발에 좋다. 요즘은 재미있게 컴퓨터 기능을 익힐 수 있도록 도와주거나 놀면서 영어·수학·논리·음악·미술 등의 학습효과를 높여주는 완구들이 많이 있다.
◆어버이날 가장 받고 싶은 선물은 ‘휴대폰’
어버이날 가장 받고 싶은 전자 제품은 ‘휴대폰’인 것으로 집계됐다.
테크노마트는 30∼60대 400명을 대상으로 어버이날 선물용 가전 제품 선호도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어버이날 부모께 드리고 싶은 가전 제품은 김치냉장고(42%), 자식에게 받고 싶은 가전 제품은 휴대폰(36.5%)인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부모들은 정작 자식이 선물하고 싶은 김치냉장고·에어컨 등 고가 제품보다는 소형 가전과 단순 기능의 저가TV 등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이에 따라 자식이 부모께 드리고 싶은 선물로는 1위 김치냉장고(42%), 2위 휴대폰(26.5%), 3위 에어컨(18%)으로 나타났으며 반대로 부모가 자식에게 받고 싶은 선물은 1위로 휴대폰(36.5%), 2위 전자레인지·가스오븐레인지(29%), 3위 TV(19%) 순으로 집계됐다. 테크노마트측은 “자식이 부모에게 사드리고 싶은 선물은 다소 고가여도 상관치 않았지만 부모들은 자식에게 받는 선물 가격이 부담되는 가전 제품은 꺼려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