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그나로크’는 국내에 온라인게임 열풍을 몰고온 ‘리니지’와 쌍벽을 이루는 훌륭한 작품입니다. 삼성전자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나그나로크’를 개발할 정도의 뛰어난 기술력을 갖고 있는 그라비티를 세계적인 회사로 육성하는 것이 제가 맡은 역할입니다.”
지난달 16일 그라비티의 신임 사장으로 취임한 정병곤 사장(53)은 지난 76년부터 2002년까지 무려 26년이라는 세월을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삼성전자에서 잔뼈가 굵어왔다. 특히 해외업무부장 및 수출관리부장을 역임하고 해외법인장까지 지내는 등 해외 지사에서만 12년이라는 세월을 보내면서 관리와 해외마케팅 부문에서는 일가를 이룬 인물이다.
그런 그가 26년간의 대기업 생활을 접고 게임업계에 뛰어들면서 그에게로 주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포스트 리니지’로 주목을 받고 있는 게임을 이같은 전문 경영인이 맡았으니 주변업계가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게임산업은 오는 2005년께면 반도체와 비슷한 매출을 일으키는 주력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아직은 한국이 온라인게임 부문에서는 세계 시장에서도 앞서 있어 제대로 된 관리체계를 도입하고 마케팅 능력만 갖춘다면 세계적인 회사로 거듭나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정 사장은 그라비티가 확보해 놓은 게임 관련 기술력에 자신이 쌓아온 관리기술과 마케팅 경험을 결합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자신감도 충만한 상태다. 게임산업은 다른 제조업과는 달리 재고 걱정이 없는 데다 시설투자도 필요없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라 충분한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 사장은 이달 중에 ‘라그나로크’에 대한 대대적인 업그레이드를 실시해 캐릭터 및 던전 등 게임 규모를 기존의 2배 정도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 길드시스템과 전직시스템 등도 새로 구축해 완성도를 높이고 오는 7∼8월께는 상용화를 단행할 계획이다.
특히 ‘라그나로크’ 수출에도 적극 나서 글로벌 종합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정 사장은 “최근 들어 일본을 비롯해 중국·대만 등지에서 ‘라그나로크’를 서비스하겠다는 요청이 쇄도, 이 가운데 일본의 유명 게임업체들 및 중국·대만·동남아 등지의 업체들과 구체적인 수출계약을 추진하고 있다”며 “특히 중국과 미국 등지에는 현지 본사를 설치하는 방안도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게임업체는 인재를 키우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앞으로는 인재를 모으는 데도 주력해 차기 사업을 연구하는 동시에 어린 세대에게 놀이공간을 제공하면서 창의력을 키워줄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글=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