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이것이 경쟁력>(6)`필립스` 면도기

 필립스(대표 제라이드 클라이스트리 http://www.philips.com)는 대표적인 아날로그 아이템으로 불리는 면도기도 고부가가치 제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끄는 회사다.

 이 회사는 지난 39년 3월 최초로 6대의 ‘필리셰이브’ 면도기를 생산한 이래 2001년 4월말 현재 전세계적으로 누적판매대수 4억대를 돌파했다. 시간당 700대, 5초당 1대씩 팔린 셈이다.

 여기에는 소음이 적고 진동도 없고 깎인 수염이 날리거나 흩어지지 않도록 설계된 필립스 면도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믿음이 뒷받침됐다.

 필리셰이브 면도기의 우수성은 무중력 상태에서도 증명된 바 있다. 우주 공간에서 면도를 해야 하는 미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들이 무중력 상태에서 깎인 수염이 공중에 흩어지지 않고 수염받이에 모이는 필립스 면도기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은 일화는 유명하다.

 그러나 오늘날 필리셰이브가 전세계 면도기 시장에서 차지하는 이같은 명성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필립스는 지난 40년대 2차대전 발발 직후 전세계적인 면도기 수요감소의 영향으로 매출이 급감했고 스위스 및 미국산 전기면도기와의 디자인 경쟁에서 열세를 만회하지 못해 고전한 경험도 있다.

 미국시장 개척과정에서는 취약한 유통망과 영업조직 때문에 질레트, 레밍턴, 선빔사 등이 장악하고 있던 습식 및 건식 면도기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필립스는 ‘Let’s make things better(더좋게 만들어 봅시다)’라는 기업슬로건에 충실한 제품개발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면서 침체기를 성공적으로 벗어났다.

 보다 나은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자’는 기업철학을 실천한 결과 필립스는 지난 51년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최초의 2헤드 면도기를 개발했다.

 기존 1헤드 면도기에 비해 면도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필리셰이브 7743 모델은 51년부터 60년까지 10년간 전세계 판매량이 10배 이상 늘어나면서 필립스 면도기를 미국시장에서 단번에 1위에 오르게 했다.

 필립스가 이처럼 면도기 시장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면서 국제경쟁력을 키워 온 배경은 혁신적인 개발력, 앞선 디자인, 시장 선도기업이라는 브랜드 이미지의 3박자가 갖춰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필립스는 인간중심,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에 가장 적합한 디자인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아시아·유럽·미국 등 22개국에 분포돼 있는 500여명의 필립스 디자이너들은 지역과 연령을 초월해 가장 인간 중심적이면서 우리 일상에 적합한 디자인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리서치→디자인 컨셉트 확정→시제품 생산→샘플집단의 사례연구로 이어지는 제품개발 작업은 단순히 멋진 제품개발의 단계를 넘어 소비자의 경험과 사회문화적 환경을 제품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매년 전체 매출액의 7% 이상을 연구개발(R&D) 비용에 투자하는 기술부문의 투자도 이같은 혁신적인 제품개발의 동력으로 작용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필립스`를 말한다-필립스전자 신박제 사장

필립스가 한국시장에 첫 선을 보인 지 벌써 26년이 됐다. 필립스는 언제나 하나의 제품을 만들 때 그 제품을 통해 고객 삶의 질이 얼마나 향상될 수 있는가를 먼저 생각해 왔다. 디지털기술은 이미 오래 전부터 진행돼 왔던 기술발전 방향이고 디지털기술이라고 해서 시장환경이나 고객이 갑자기 바뀌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고객들이 원하는 제품을 적절하게 제공하고 철저한 고객 서비스로 고객이 늘 선택하는 제품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제품 기술력 그 자체가 아니라 ‘고객 삶의 질을 얼마나 향상시킬 수 있는가’ ‘고객의 삶이 편리하고 풍요롭게 되는데 얼마나 기여를 할 수 있느냐’는 제품개발 철학이 핵심 포인트며 오늘날의 필립스를 있게 한 원동력이 됐다. 필립스는 뛰어난 기술력·제품력을 바탕으로 고객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경영 역량을 집중해 왔다. 이제 고객은 더 이상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다. 고객들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제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제공받고 질 좋은 제품을 더 경제적으로 구매하며 제품의 질과 함께 더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요구하는 주체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