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무선LAN 카드 재입찰을 놓고 장비업체들이 참가여부를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하다.
무선LAN 카드 공급업체 선정을 위해 지난달 29일 장비성능테스트(BMT) 단독 통과업체인 머큐리(장비제조업체 엠엠씨테크놀로지)와 가격협상을 벌였지만 조건이 맞지 않아 유찰을 선언한 KT는 1일 무선LAN 카드 2만개 구매를 위한 입찰공고를 다시 냈다.
KT는 3일부터 9일까지 BMT를 진행한 후 통과업체를 대상으로 입개찰을 실시해 최저가 입찰자를 공급업체로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BMT 통과업체인 머큐리에는 재 BMT 없이 바로 입찰 참가자격이 부여된다.
이에 따라 지난번 BMT를 통과하지 못해 입찰에 참여하지 못했던 무선LAN 업체들에도 또 한번 사업참여의 기회가 주어진 상태다.
하지만 대규모 사업권을 따낼 수 있는 기회가 다시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장비업체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다.
대부분의 장비업체들이 지난번 BMT에서 지적받은 기술상 문제점이나 Wi-Fi 인증부문은 해결한 상태여서 BMT 통과는 자신하고 있지만 입찰서에 써낼 공급가격을 결정키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차 입찰에서 KT와 머큐리의 희망 공급가격 차이가 워낙 컸던 것으로 알려져 업체들이 느끼는 부담은 더욱 크다.
1차 BMT에 참여했던 장비업체 A사의 관계자는 “지난 BMT에서 지적받은 사항은 이미 다 개선했지만 KT에서 원하는 가격대가 너무 낮아 아직 BMT 참가여부를 결정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이번 BMT에 참여하게 되더라고 반드시 사업권을 따내야겠다는 것보다는 일단 BMT를 통과해 기술력을 인정받으려는 목적이 더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KT가 한번 유찰을 경험했으니 예상공급가격을 조정할 수도 있지 않겠냐는 희망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희망사항’일 뿐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이와 관련, 한 무선LAN장비 개발업체의 사장은 “KT가 계속 저가구매를 고집한다면 업체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자체 개발보다는 가격이 저렴한 대만산 장비를 들여오는 것 밖에 없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