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기업회생 향후 2개월이 분수령

 하이닉스반도체에는 2개월 후가 기업회생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는 분수령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채권단 결정을 거부한 이사진의 인책이 불가피하고 새 이사진을 구성하기 위한 절차를 밟는 데 2개월여의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이닉스는 이 기간이 향후 회사 운명을 결정할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고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임시주총은 어떻게 열리나=채권단이 지금의 하이닉스 이사진을 전면 교체하려면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해야 한다. 채권단은 지금 당장이라도 기존 이사 해임 및 신규 이사 선임을 위한 임시주총의 소집을 요구할 수 있다.

 임시주총 소집을 위해서는 공고 절차 등으로 최소 5∼6주가 소요된다. 이에 따라 임시주총은 6월 하순께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임시주총에서는 새로운 이사진 선임에 관한 표대결을 벌여야 한다. 이사진 해임은 주총 특별결의사안으로 총발행주식수의 3분의 1 이상이면서 참석주식수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때문에 채권단은 현재 소액지분에 불과한 하이닉스 지분을 끌어올리기 위해 보유중인 2조9900억원의 전환사채(CB)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2개월이 주는 의미=하이닉스에는 향후 2개월이 매우 중요한 시기다. 하이닉스가 주장하는 독자생존에 대해 그 가능성을 평가받는 중요한 기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시장조사기관은 메모리 가격의 재반등 시기를 올 3분기 이후로 잡고 있다. 2분기는 전통적인 메모리 비수기라는 이유에서다. 극심한 침체기를 맞았던 지난해를 제외하고 평년의 3분기는 메모리시장 수요증가의 영향으로 가격이 상승해 왔다.

 하이닉스는 올해 128Mb SD램 기준으로 평균 4.2달러 이상이 되면 채권단의 추가지원(신규자금지원이나 채무재조정) 없이도 이자비용, 신규설비투자비용, 채무변제비용 등을 모두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메모리 가격은 하이닉스 독자생존의 중요한 근거가 된다는 점에서 하이닉스 독자생존 여부를 판가름하는 중대한 분수령이 된다.

반대로 메모리 가격이 3분기에도 반등하지 않고 3달러 초반대에 머문다면 하이닉스 입장에서도 더 이상 독자생존을 주장할 명분이 사라진다. 결국 3분기 메모리 가격은 하이닉스가 독자생존할 수 있을지의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다른 방법 없나=하이닉스의 해법으로는 독자생존과 재매각, 법정관리 등이 있다. 과정이야 어찌됐든 하이닉스는 2개월여의 시간을 벌어놓은 상태에서 독자생존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경우 채권단에서는 채권회수에 나설 가능성이 없지않다. 하지만 양해각서(MOU) 부결 직전 이덕훈 한빛은행장이 청산은 최악의 선택이라고 언급했기 때문에 현실 가능성은 희박하다.

  채권단이 오는 7월 도래하는 차입금 및 회사채 만기 연장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하이닉스는 법정관리의 수순을 밟게 된다. 이렇게 되면 채권단은 100%의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채권단이 섣불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