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아카이브 고지의 깃발은 누구에게로.’
국내 방송사상 처음 발주된 KBS의 디지털아카이브시스템구축 프로젝트 사업자 선정이 마지막 단계인 가격 입찰만을 남겨둔 가운데 사업권의 향방에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BS는 지난 29일 1차 기술평가를 실시하고 입찰 참여 6개사 가운데 미국 어센셜소프트사의 ‘미디어360솔루션’을 채택한 삼성SDS와 SKC&C를 통과시킨 바 있다. 본지 4월 30일자 9면 참조
이에 따라 삼성SDS와 SKC&C 중 누가 더 낮은 응찰가격을 제시해 최종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업체로 선정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것이다.
관련업계에서는 삼성SDS와 SKC&C 모두 향후 디지털아카이브시장에서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이번 프로젝트 수주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분야에 비해 비교적 기득권이 강하게 작용하는 방송산업 특성상 누가 먼저 시장을 선점하느냐가 시장을 주도하는 변수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뉴스룸 아카이빙 구축에 이은 KBS 본 사업과 타 방송사가 발주할 프로젝트를 감안하면 단돈 1원 입찰도 불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SKC&C는 디지털아카이브 시장 진출을 위해 3년 전부터 전담팀을 구성해 가동해 왔으며 삼성SDS도 자체 솔루션을 확보하는 등 양쪽 모두 치밀한 준비를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기술평가를 나란히 통과한 두 업체가 경쟁이 아니라 오히려 상생의 길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양사는 특히 이번 KBS 프로젝트가 한 업체가 모두 소화하기에는 다소 큰 규모라는 점, 양사가 채택한 솔루션이 동일해 프로젝트 수주 후 하청이 가능다는 점 등을 들어 경쟁보다는 ‘훗날을 도모한 협력’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더욱이 KBS가 제시한 프로젝트 예가가 40억∼50억원으로 실제 구축비용에도 못미치는 수준으로 알져지면서 양사가 무리한 제살깎기 경쟁으로 출혈을 자초하는 것이 실리가 없다는 분석도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한다.
힘의 균형이 팽팽한 상태에서 삼성SDS와 SKC&C 두 메이저 기업간 협력이 가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