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데 이어 금명간 민영화 확정계획 발표를 앞두고 있는 KT에 대해 주요 증권사들의 투자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2일 각 증권사는 KT에 대한 실적평가와 향후 투자전망을 제시하는 보고서를 잇따라 내놓았으나 KT 실적에 대한 세부평가와 사업영역별 성장 비전, 민영화와 관련된 전망에 대해 시각차를 드러냈다.
증권사들의 엇갈린 시각은 이번 KT 분기 실적에 나타난 외형적 결과와 내재적 측면에 대해 제각기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긍정적으로 보는 쪽은 외형적 성장세에 초점을 맞춰 판단을 내리고 있으나 부정적 시각을 가진 쪽은 외형적인 성장보다는 성장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 KT의 최대 현안인 민영화와 관련해서도 긍정적인 쪽에선 대기업의 참여 가능성을 강력한 주가상승의 모멘텀으로 규정한 반면 부정적인 쪽은 수급 부담과 향후 대기업 참여 등 지분 매각의 완결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효과적 비용절감 대 미래대안 부재=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7% 증가하고 순이익이 49% 늘어난 것에 대해서는 공통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이번 실적이 ‘시장예상치를 웃도는 결과’라는 의견과 ‘실망적인 성장성이 드러난 것’이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긍정적인 측은 그간 계속돼 온 구조조정 및 비용절감 노력이 이익규모 증가의 근간이 됐으며 이는 앞으로도 KT 실적 호전의 버팀목이 될 것이라는 판단을 내놓고 있다. 또 매출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비용은 6.0% 감소하는 등 영업비용 하락폭이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긍정적 신호로 꼽고 있다.
반면 부정적인 측은 전화사업의 정체가 계속되고 있으며 미래사업 영역으로 꼽고 있는 초고속인터넷 및 데이터부문의 실적도 실망스럽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이번 1분기 실적이 민영화를 앞두고 ‘실적관리’를 위해 나온 것이라는 부정적인 평가도 나와 주목된다.
◇대기업 지분참여 대 수급물량 부담=KT 민영화와 관련된 증권가의 전망은 더욱 첨예하게 갈린다. 밝게 보는 측은 가장 기본적인 전제조건으로 이번 KT의 28.4% 정부지분 매각에 15%선의 대기업 지분 참여가 허용될 것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아직 최종결정이 나지 않았지만 대기업 참여가 구체화된다면 분명 주가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반면 비관적 전망을 제시하는 쪽은 10%로 할당된 교환사채(EB) 부문이 3년 뒤를 내다본 투자라는 측면에서 사업성장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얼마나 효과적으로 매각될 수 있는지의 여부에 의문을 갖고 있다. 또 수급물량도 앞으로의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는 요인으로 꼽고 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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