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이 하이닉스와의 협상종결을 공식 선언했다.
이에따라 하이닉스의 해외 매각 방침을 거듭 밝혀온 정부와 채권단은 새로운 대안을 모색할 수밖에 없게 됐으며 하이닉스는 이를 계기로 자구노력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어서 정부·채권단과의 또 한차례 격돌이 예상된다.
스티븐 애플턴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최고경영자(CEO)는 2일(현지시각) 하이닉스반도체와의 메모리사업 인수협상을 철회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하이닉스와의 협상결렬을 선언한 애플턴 사장은 “상당한 노력에도 불구, 양측은 합의에 도달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당초 출자 전환을 통해 경영권을 확보, 재협상에 나선다는 정부와 채권단의 매각 전략은 일대 전환이 불가피하게 됐다.
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는 마이크론의 발표 이후 “하이닉스 매각협상은 사실상 끝났다”면서 “앞으로 하이닉스 처리는 전적으로 채권단에 일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마이크론과의 재협상을 위해 2조9900억원의 전환사채(CB)를 조기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해 온 채권단의 하이닉스 매각 프레임도 불투명해졌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마이크론의 협상철회 발표는 협상전략일 수 있으며 좀 더 정확한 의도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여운을 남겼다.
한편 하이닉스는 마이크론과의 재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기존의 독자생존 방안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어서 해외 매각을 천명하고 정부·채권단과의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닉스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이사회가 매각 양해각서(MOU)를 거부하면서 사실상 양사의 협상은 결렬된 것”이라며 “당초 계획대로 독자생존 계획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닉스 노조 관계자도 “마이크론이 이사회와 노조의 강력한 반발을 고려, 인수해도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으로 판단해 인수의사를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이닉스 문제를 조기에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채권단, 하이닉스 경영진들이 합리적인 대안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