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가 끝나고 따사로운 초여름 햇살이 비추기 시작하면서 대학캠퍼스가 반쪽 찾기로 들썩이고 있다.
최근 대학생들은 시험준비로 움츠러들었던 긴장을 풀고 다가오는 축제를 함께 할 자신의 반쪽을 찾는 데 여념이 없다. 학생들 사이에선 소개팅과 단체팅 건이 분주하게 오가는가 하면 인터넷채팅 및 매칭사이트로 몰려들고 있다.
채팅과 즉석만남, 속칭 ‘번개’에 일가견이 있다고 자부하는 한양대 김영신씨(법학 3학년)는 “요즘과 같은 시기는 다른 때보다 여학생들이 적극성을 가지고 채팅에 참여하는 시기”라며 “특히 주말이 되면 인터넷채팅을 통해 쉽게 이성친구를 만날 수 있어 사이버상에서 자신만의 연인을 찾고자 하는 학생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고 말했다.
시기가 이런 만큼 요즘 대학가 PC방에 들어서보면 각 컴퓨터 모니터에 온라인게임보다 대화창이 떠 있는 모습이 늘고 있다. 한양대 앞 모PC방의 C실장은 “학생들이 서너명씩 작정을 하고 들어와서는 한시간이 채 되기도 전에 만남을 성사시켜 업소에서 나가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면서 “대화창을 여러개씩 띄워 놓고 멀티 채팅을 시도하는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휴대폰으로 채팅 상대자와 만남을 시도하면서 또 다른 상대자와 채팅을 하는 등 고수들의 다양한 모습을 접할 수 있다”고 전했다.
채팅사이트의 주요 이용자층인 대학생 사이에서 인터넷채팅의 인기가 상승하자 각 사이트에서도 이에 발빠르게 대응태세를 갖추고 있다. 학생들 사이에서 가장 작업하기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고 정평이 난 한 사이트의 관계자는 “앞으로 서비스를 다각화하기보다 채팅·매칭서비스에 주력해 이용자들이 서로 쉽게 마음을 열고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이트는 이를 위해 이용자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화려한 아바타를 꾸밀 수 있도록 하고 매칭서비스에서 다양한 부분의 정보공개를 통해 손쉽게 이상형을 찾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와 함께 채팅이 금지된 대학 PC실에서도 공강시간을 이용해 은밀히 채팅을 즐기는 학생들이 늘고 있어 문제를 낳고 있다. 숙명여대 정보방송학과 김모씨는 “인터넷채팅을 통해 만남을 시도하는 대부분의 남학생들은 즉흥적인 자세로 단지 하루를 즐기는 데 목적을 두는 것 같다”며 “채팅을 통해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한번의 만남이라도 소중하게 생각할 줄 아는 분위기가 확대되길 바란다”고 인터넷채팅의 가벼움에 대해 지적했다.
<명예기자=권해주·한양대 postman666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