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 신입생, 이른바 산소학번의 개인주의적 성향이 대학가에 화제를 낳고 있다.
학기가 시작되고 두달이 지나면서 어느 정도 새내기들의 성향을 파악한 고학년 선배들은 대부분 “02학번 학생들은 몇년 전의 새내기들과도 많이 다른 모습을 보인다”고 말한다.
각 학교마다 동아리나 소모임의 신입부원 수가 크게 줄어든 점이나 새내기들이 술자리나 기타 모임에 참석하기를 부담스러워 하는 모습에서 의식변화를 실감하고 있다.
이처럼 새내기들이 모임을 꺼리고 개인주의화되는 데에는 인터넷과 함께 이미 귀에 익숙할 정도로 많이 들어 온 대졸자 취업난의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미 고교시절부터 인터넷에 익숙해 있던 학생들은 웹서핑이나 온라인게임을 즐기며 혼자 시간을 보내면서도 외로움을 느끼지 못한다. 선배나 동기들이 아닌 인터넷에서 사람냄새를 찾는 데 치중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PC통신에 가입해야 이용이 가능했던 온라인 커뮤니티가 아무런 제약없는 인터넷을 통해 활성화되면서 많은 신입생들이 사이버상에서 대인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채팅이나 메신저를 통해 직접 만나지 않고 온라인에서 자유롭게 대화하는 데 익숙해져 새내기들의 대인기피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
또 1학년 때부터 취업을 위한 기초지식을 쌓으려는 학생들도 증가하고 있다. 동아리나 소모임의 경우도 취업이나 공부에 도움이 되는 분야를 선택하려는 데에서 인간관계가 더욱 협소해지는 것이다.
최근 한양대 공과대학 신문사에서 신입생 130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변화하는 새내기들의 성향을 잘 보여준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5%가 공강시간이나 방과 후 시간을 학과공부를 하는 데 할애한다고 했으며 동아리 활동에 시간을 할애한다는 학생은 5%에 불과했다. 또 하루중 컴퓨터 이용시간은 44%에 이르는 학생이 두시간 이상 사용한다고 대답할 정도로 컴퓨터에 푹 빠져 있다.
이처럼 저학년으로 내려갈수록 개인주의 성향이 확대되고 선후배간 의식의 차이가 커짐으로써 앞으로 대학 풍속도는 급박하게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양대 유문종씨(신문방송 3학년)는 “신입생이었던 97년 당시와 비교해 볼 때 인터넷 환경이 크게 달라진 점에서 현재 새내기들의 생활과 문화가 변화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이러한 변화를 수렴하고 진보적인 선배 대학생들의 성향과 조화를 통해 아름다운 대학문화를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예기자=권해주·한양대 postman666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