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사람은 뭔가 특별한 것이 있더라.”
93년부터 창업컨설팅업체인 한국창업전략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이경희소장(39)은 수많은 컨설팅 사례를 통해 얻은 지론을 이 한마디로 표현한다. 이 소장은 개념조차 희미하던 80년대 후반부터 창업컨설팅업계에 뛰어든 인물로 이 분야에서는 전문가로 통한다. 이름을 대면 알 만한 대기업과 정보기술(IT)부문에 이르기까지 이 소장의 손을 통해 성공한 사례는 이루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이 소장이 말하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특별한 점은 정신적인 부분을 가리킨다. “학력, 경력 등 비슷한 조건과 자금을 가지고 창업해도 어떤 사람은 성공하고 어떤 사람들은 실패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과학적인 시스템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분명히 있는데 그것은 바로 열정과 성격에서 비롯됩니다.” 때문에 이 소장은 심리학은 물론이고 사주나 역학, 풍수에 이르는 비과학적인 영역에까지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 습관이나 사람들의 일상생활에서 비즈니스의 성패가 크게 좌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소장은 또 고객의 성격이나 습관도 꼼꼼히 챙기기 위해 밤늦게까지 소주잔을 기울이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이 소장이 취업컨설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87년부터. “한 재테크 잡지사에서 창업분야를 담당했는데 그 일이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올림픽을 전후로 경기가 호황인데다가 소득이 크게 늘면서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 소매업에 대한 동기가 유발돼 창업에 대한 관심이 커졌던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변변한 창업관련 서적도 없고 학문적인 토대도 마련되지 않았던 상황에서 사업의 기틀을 잡기가 쉽지는 않았다.
“발품을 팔면서 노하우를 얻고 그 노하우가 데이터베이스(DB)화되면서 신문과 방송, 잡지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고객이 늘어나니 참 재미있었습니다. 대가에 대한 체계적인 정리가 없고 컨설팅이라는 인식 자체도 없는 상황에서 수입은 그렇게 많지 않았지만 참 보람이 있었습니다.” 결혼을 했음에도 오피스텔에서 홀로(?) 지새운 날이 많았다는 이 소장은 사업규모가 커지고 방송과 신문, 강단에 서게 되면서 유명세를 타는 것이 또 하나의 보람이라며 환하게 웃는다.
최근 이 소장은 대기업을 상대로 한 창업 아웃플레이스먼트 분야에 관심을 쏟고 있다. 사내복지 차원에서 직원들의 재취업을 돕는 기업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굴지의 한 대기업과 재취업에 관한 컨설팅 계약을 맺고 대기업 직원들을 상대로 한 재취업 프로그램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우리나라에는 뽑는 문화는 있지만 내보내는 문화는 없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이소장은 자의든 타의든 퇴직하는 사람들을 위한 표준화된 프로그램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창업과 재취업 관련 산업을 아우르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글=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
사진=정동수기자 ds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