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파워 리더>신종식 인터벡 사장

 사이버교육 솔루션 전문업체 인터벡의 신종식 사장(44)은 여느 교육업체 최고경영자(CEO)와는 다소 차별되는 이색적인 경력을 지녔다.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한 신 사장은 당시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우조선에 입사, 선박 설계 전문가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그의 인생을 펼치기에는 좁은 무대였다. 선·후배 동료들이 부러워하는 영국 런던지사 발령도 그의 발걸음을 되돌리지는 못했다. “젊은 시절이라 욕심이 많았습니다. 설계 분야에서 영업으로 보직을 변경했지만 성에 차지 않았고 막연하게나마 무언가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라고 신사장은 당시를 회상한다.

 7년간 열과 성을 다했던 대우조선을 퇴직한 신 사장에게 이후의 시간은 험난한 고통의 연속이었다.

 퇴직 후 우연한 기회에 데이터베이스·프로그램 등에 관심을 가졌던 게 정보기술(IT)분야와 첫 인연이니 남들보다 늦어도 한참 늦은 셈이다.

 이후 주위의 도움으로 중소기업 경영정보시스템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전산소모품과 컴퓨터 조립사업에 이어 지난 94년 시스템통합(SI)업체 인터벡을 창업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지만 성공으로 가는 길은 항상 그를 비켜갔다.

 회사 설립 이후 뚜렷한 실적을 내지 못했던 신 사장에게 IMF 위기는 새로운 기회로 작용했다.

 이 때 사이버교육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고 오랫동안 함께 했던 대우조선 전·현직 임원들이 그를 돕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투자를 하겠다고 나선 사람들도 줄을 설 정도였다. 3∼4차례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고 기술 개발에만 전념했다.

 그 결과 인터벡은 사이버교육 솔루션 전문업체 가운데 보기 드물게 다양한 제품군을 확보한 회사로 거듭났다.

 온라인 시험솔루션 ‘소프트-EX(Soft-EX)’와 동영상 강의솔루션 ‘소프트-CT(Soft-CT)’ 등이 모두 이때 탄생했고 지금까지도 인터벡의 주력제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또 지난해 선보인 3차원(3D) 캐릭터와 음성합성기술(TTS)를 결합한 멀티미디어 콘텐츠 저작도구 ‘마이피디(myPD)’는 기존 제품과는 전혀 다른 개념으로 경쟁업체의 후속 제품이 잇따라 등장할 정도였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신 사장은 올해 하반기에도 남들이 깜짝 놀랄 만한 새로운 개념의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신 사장은 “그동안 솔루션과 서비스로 양분됐던 비즈니스 모델을 철저한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변화시킬 예정”이라며 “내부 조직을 핵심 비즈니스 중심으로 재정비하고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명실상부한 사이버교육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에 근무하며 설계했던 대형 선박들이 지금도 5대양 6대주를 누비고 있다”는 신 사장은 “인터벡의 제품들이 전 세계를 활보하게 되는 날이 그리 멀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