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기술시험원 의료기기본부 본부장 유경호
의료기기산업은 정보기술에 이어 경제 성장을 주도할 차기 유망산업이다. 그러나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수준은 초보 단계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의료기기 산업을 경제성장의 엔진으로 육성하기 위해선 산·학·연·관 간의 적극적인 협조 체계가 절실하다. 특히 의료기기는 인간의 생명을 다루기 때문에 제품의 성능 및 품질에 대한 높은 신뢰성과 안전성을 요구받고 있다. 의료기기 전문가들을 통해 의료기기 산업 현황 및 발전 방안 등을 집중 조명해 본다. 편집자
의료기기 산업은 의학과 전기전자·화학·재료·생명공학 등이 결합된 기술 집약형 첨단산업이다. 미국 상무부의 2001년 발표자료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보건의료 분야의 연구비 예산을 전년 대비 47% 늘렸다. 항공우주(-6.5%), 국방(-1%) 분야의 예산이 준 것을 감안하면 보건의료 분야를 미래 전략산업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다.
즉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산업이기 때문에 미국 정부가 의료기기 부문에 비중을 두고 막대한 자금지원과 조세상 혜택을 주는 등 여러 가지 지원책을 전개하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도 의료기기의 중요성을 최근 인식, 산업 육성책을 펼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평가원 등의 자료에 의하면 2025년까지 과학기술 중요도에서 보건의료는 72.7%로 통신 65.5%, 전자정보 66.1% 등 타 분야보다 6∼7% 높게 내다보고 있다. 산업자원부도 전자의료기기의 한 분야인 생체의료기기를 포스트 PC, 자동차용 음성정보기술, 퍼스널 로봇 등과 함께 기술파급도 및 기술융합화의 속도가 빠른 차세대 성장 유망산업으로 평가하고 2011년까지 총 61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보건복지부도 세계 7대 보건산업 선진국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2010년까지 장애인용 지능형 의지 및 보조기, 감각기능회복장치 등 첨단의료기기 20∼30종을 개발할 예정으로 있는 등 기술적 측면에서 의료기기의 중요성이 널리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의료기기 산업은 미국·일본·유럽 등 선진국에서 정보통신·신소재·메카트로닉스 분야와 함께 21세기 지식기반산업으로 타 산업에 비해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전자산업진흥회(1999년)에 의하면 전자의료기기는 58%로 전자부품 및 반도체(51.7%), 자동차(37.3%)보다 높게 평가하고 있다.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주체가 되는 제조업체수도 급증, 기술개발에 대한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한국의료용구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1998년 411개, 2000년 609개 그리고 2002년 3월 현재 955개를 나타내고 있어 매년 제조업체수의 증가율이 평균 40% 이상을 웃돌고 있다.
국내외 시장 규모도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리라 예상된다. 그 이유로는 인구고령화와 경제성장에 따른 건강욕구 증진, 의료기기에 대한 의존도 증대 등을 들 수 있다. 실제 2000년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한국 7.1%, 일본 17.2%, 미국 12.5%, 유럽 16.4%에서 2010년에는 한국 9.9%, 일본 22.0%, 미국 13.2%, 유럽 18.3%로 증가해 고령화사회에 따른 의료기기의 의존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국내의 의료 기관수도 5년 단위로 평균 47.7%의 증가를 나타냄에 따라 수요측면에서 의료기기의 시장이 커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통계에 따르면 의료기관은 1985년 1만5154개, 1990년 2만1701개, 1995년 2만9773개, 1999년 3만6820개다.
따라서 기술적 측면에서의 중요도 인지 및 기술개발 지원강화, 산업적 측면에서의 고부가가치와 제조업체수 증가, 보건환경적 측면에서의 의료기기에 대한 수요증가 등은 21세기 의료기기 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충분히 짐작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