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출연연 원장 선임을 10여일 앞둔 가운데 공모에 참여한 5명의 현원장을 연임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돼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연구회 이사회는 이달 중순까지 천문연과 해양연·KIST·생명연·기초연·화학연·전기연 등 7개 연구원의 원장을 새로 뽑을 계획이다.
이 중 천문연과 해양연만 현원장이 공모에 참여하지 않았고 나머지 5개 연구원은 현원장이 공모에 참여했다.
대덕 연구단지의 한 관계자는 “국가 과학기술의 단절없는 연구 수행을 위해서는 연속적이고 일관성있게 정책을 가져가야 하기 때문에 현원장들의 연임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며 “큰 과오가 없다면 현원장을 연임시키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원장이 바뀔 경우 조직개편과 인원정리 등으로 한바탕 회오리가 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변화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구관이 명관’이라며 기존 체제를 유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생명연의 경우 복성해 원장의 강력한 라이벌로 떠오르던 여성 과학자 나도선 울산공대 의대 교수가 1차 심사에서 탈락했을 뿐 아니라 기관평가 결과가 비교적 좋게 나타나 낙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이다. 또 기초과학지원연 이정순 원장은 경쟁자가 1명밖에 안되는 데다 그동안 기관운영을 무리없이 해온 점 등을 들어 연임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에도 전기연의 권영한 원장과 화학연의 김충섭 원장도 지난 3년간 잡아온 연구체계가 어느 정도 성과를 나타낼 시점이어서 굳이 기관장을 바꾸기보다는 현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과학기술부와 연구회에서도 연구원 조직을 관리하고 연구사업을 연속성 있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현원장들이 한 번 더 원장직을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최근 원자력연구소 장인순 소장이 연임에 성공했으며, 최근 실시된 1차 심사에서 현원장들이 모두 최종 심사대상에 포함되는 등 현원장들의 연임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또 지난해에는 기계연 황해웅 원장이 연임에 성공했으며 조직체계상 직함은 바뀌었지만 김정덕 과학재단 이사장과 조영화 한국과학기술정보원장도 연임하고 있다.
그러나 현원장들의 연임에 부정적인 여론도 일부 있다.
현원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연구기관 중간평가 자체가 유명무실한 상황에서 현원장들의 능력을 가리는 것이 사실상 무리”라며 “이번 평가에서 좋은 점수가 나왔다고 해서 유능한 원장으로 볼 수는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현기관장들의 나이가 모두 50세 이상이어서 기관 운영에 관심있는 젊고 유능한 연구원들을 위해 물러나야 할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