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비 수출 신천지로 동남아 시장 떠오른다

 동남아시장이 국내 통신장비업계의 수출 주력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인도와 대만·인도네시아·베트남·태국 등 동남아지역 국가들이 정보인프라 확충을 위해 이동통신 및 초고속인터넷망 구축사업에 적극 나서면서 동남아시장이 국내외 통신장비업체들의 치열한 각축장이 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현대시스콤 등 국내 장비업체들이 이들 국가에 대규모 장비를 공급하는데 성공, 향후 수출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특히 동남아의 경우 통신장비업계의 최대 관심지역인 중국 통신장비시장의 수요가 당초 예상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임에 따라 시장잠재력면에서 결코 중국에 뒤지지않는다는 점에서 국내 통신장비업계에 새로운 대안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우선 이동통신장비업계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곳은 세계 2위의 인구대국인 인도로 이미 지난해부터 무선가입자망(WLL)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 이동통신장비업계의 신규 유망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도 국영통신사업자인 BSNL이 지난해 시작한 50만회선 규모의 WLL 구축사업에서는 LG전자와 현대시스콤이 장비공급 업체로 선정돼 거의 전량을 공급됐다. BSNL은 이르면 이달 말 총 120만회선 규모의 WLL사업을 추가로 발주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국내업체들의 추가 수주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한 인도는 최근 민간사업자에 CDMA 사업권을 부여함에 따라 이 부분의 수요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다음달쯤 cdma 1x 방식의 장비입찰이 실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올해 발주물량은 200만회선 규모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도 이동통신사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국내 통신장비업체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도네시아의 이동통신사업자인 라텔인도와 지난 3월 말 총 170만회선 규모의 CDMA시스템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라텔인도는 오는 9월부터 상용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며 오는 2005년까지 170만회선 규모의 CDMA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베트남에서도 CDMA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제2 이동통신사업자인 사이공포스트텔레콤(SPT)의 프로젝트에 LG전자, SK텔레콤, 동아일렉콤이 지난해 말 설립한 SLD텔레콤이 참여하고 있으며 LG전자가 3000만달러 규모의 시스템을 1차로 공급키로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또 대만에서는 LG전자와 삼성전자가 대만 이동통신사업자인 EBT가 이달 중 발주할 것으로 예상되는 500기지국 규모의 CDMA시스템 구축을 위한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은 또 초고속인터넷망 구축사업을 위해 지난해 126만회선 규모의 ADSL장비를 발주한데 이어 올해에도 이미 116만회선 규모의 장비를 추가 발주, ADSL장비의 주 수요처로 주목받고 있다. 이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실시된 입찰에서 장비공급권을 획득해 향후 국내업체들의 사업성과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밖에 말레이시아가 오는 2005년까지 150만명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확보한다는 계획아래 ADSL장비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태국도 최근 ADSL을 기반으로한 초고속인터넷망 구축계획을 마련, 시행에 들어가 이미 국산장비 일부가 공급되고 있다.

 특히 동남아 국가들은 유럽과 미주지역과 달리 ADSL장비뿐만 아니라 차세대 초고속인터넷장비로 주목받고 있는 VDSL장비의 도입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이들 지역에 대한 국산 VDSL장비의 공급이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