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설명회(IR)와 주가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얼핏 생각하면 IR와 주가는 별로 연관성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확률적으로 볼 때 IR 직전에는 주가가 오르고 IR 후에는 주가가 내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빛증권이 3일 삼성전자·KT·SK텔레콤·삼성SDI·엔씨소프트 등 올들어 IR를 개최한 9개 IT 기업을 대상으로 IR 개최일 직전 10일 주가와 직후 10일 주가를 비교·분석한 결과 9개 기업이 개최한 총 11건의 IR 가운데 7건(64%)에서 IR 이전에 주가가 강하게 오르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IR 개최 당일 주가를 보면 11건의 사례 중 7건에서 주가하락 현상이 일어났다. 이는 ‘IR 당일은 주가가 내린다’는 증권가 통설을 대체적으로 입증하는 것이다. IR 개최 직후 10일 동안의 주가는 하락이 6건(55%)으로 다소 많았지만 대형 지수종목의 하락폭이 커 전반적으로 ‘내림세’가 뚜렷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25일 IR를 가진 SK텔레콤은 개최 직전 10일간 1.2% 상승했으며 IR 당일에는 1.5% 내렸다. 이후 3.6%가 추가적으로 빠져 ‘IR전 강, IR후 약’의 전형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엔씨소프트·위자드소프트·아이디스 등 코스닥등록 IT기업의 IR직전 10일 주가는 더욱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3종목 모두 IR 개최 전까지 20% 안팎의 상승세를 탔다. 다만 아이디스는 위자드·엔씨소프트가 IR 이후 주가가 꺾인 것과는 달리 IR 이후에도 두자릿수의 상승세를 이어가 주목을 끌었다.
1월과 4월에 두차례 IR를 개최한 삼성전자의 경우 시기별로 주가흐름이 전혀 다른 양상을 보였다. 올해 1월 처음으로 열린 IR에선 개최일 전 10일간 주가가 무려 17.5%나 올랐으나 IR 개최 당일에는 2% 하락했다. 이후 10일간은 3.7%가 더 빠졌다. 이 같은 현상은 일반적인 추세를 따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4월 IR에선 오히려 개최전 10일 동안 5.1% 가량 내렸다가 이후 10일간 2.8% 재상승하는 역전현상을 보여 IR와 주가의 상관관계를 일괄 적용하기는 힘들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김석생 한빛증권 연구원은 “실적이나 사업현황을 주로 다루는 IR인 만큼 발표시점보다는 발표 이전의 기대감이 훨씬 높게 형성되는 게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IR에 대한 기대감과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한 후의 괴리감이 IR 이전, 이후의 주가 차이를 반영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한편 증시전문가들은 오는 6일과 9일 뉴욕과 홍콩에서 코스닥 합동 IR를 갖는 KTF·LG텔레콤·하나로통신·휴맥스·씨엔씨엔터프라이즈 등과 7일 거래소에서 IR를 개최하는 데이콤에 대해 IR 직전, 직후의 주가흐름을 잘 분석해 신중히 접근할 것을 투자자들에게 권고하고 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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