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추세론 韓·美증시 따로따로"

 한국증시와 미국증시의 관계는 동조성보다 차별성을 보였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현대투자신탁증권은 3일 한미 양국 증시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국내증시는 98년 이후 현재까지 미 증시와 동조현상을 보였으나 92년부터 10년동안의 장기적인 추세를 볼 때 차별성이 부각됐다고 밝혔다.

 현투증권은 KOSPI지수와 미국 S&P500지수의 10년간 일별지수 상관관계를 월 단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최대 0.6에서 ―0.6의 범위내에서 움직여 어떤 때는 긴밀한 움직임을 보인 반면 오히려 반대방향으로 움직였던 때도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상관계수는 0을 기준으로 1일때 완전 동조화를 나타낸다.

 분석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미 증시와의 상관계수는 0.08이었으며 최근 5년간은 0.10, 3년간은 0.09, 1년간은 0.16이었다. 이는 한미 양국이 경제 여건상 높은 상관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양국의 주가도 높은 상관관계를 보일 것이라는 통념을 벗어난 것이다.

 일 단위로 나누어 볼 때 국내 주가가 미국 주가와 매우 비슷하게 움직인다는 느낌을 갖게 되는 것에 반해 장기적 추세상으로는 양국간 시장여건의 상대적 우호도에 따라 서로 다른 모습을 보인 것으로 풀이돼 양국간 증시 차별화를 대변해주고 있다.

 현투증권은 이러한 분석을 토대로 앞으로는 더욱 국내증시가 미국증시를 추세적으로 따라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이유로 미국 기업들이 실적 부진으로 완만한 경제회복 곡선을 그리는 반면 국내 경제는 튼튼한 내수를 바탕으로 양호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것을 꼽았다. 또 기업 회계 투명성 부문에서 미국증시는 세계기준으로 자리잡아왔으나 최근 잇단 회계부정으로 신뢰성이 떨어지고 있는 반면 국내 증시의 회계 투명성은 긍정적으로 전환되고 있는 점도 시장 차별화의 한 요인으로 지적됐다.

 이밖에 미달러화의 약세와 9·11테러 이후 미국 시장이 안전자산 도피처로서의 지위도 흔들리고 있어 예전만큼 세계경제의 헤게모니를 장악할 만한 힘이 부족한 점도 향후 국내증시와의 동조성을 멀어지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주장했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