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경환 비플라이소프트 사장(33)은 유난히 상복이 많다. 지난 2월 중소기업협동조합 중앙회가 선정한 이달의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에 뽑힌 데 이어 지난달 20일에는 과학의 날을 맞아 과학기술진흥유공포상을 받았다. 지난해엔 주력제품인 검색에이전트의 우수기술을 인정받아 장영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이력은 이같은 화려한 수상경력과 거리가 있다. 그의 역경은 대학 1학년때 시작됐다. 지난 88년 관동대 음대(작곡)에 입학한 후 얼마 안가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한 것이다. 그로써 그의 음악인생은 끝이 났다.
“힘겹고 어려운 시기였습니다. 제 인생에서 이 때만큼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사고가 그를 정보기술(IT)과 인연을 맺게 해줬다. 학교를 그만두고 컴퓨터 관련 회사에 근무하면서 창업의 꿈을 키워갔다. 드디어 지난 92년 춘천에서 23살의 젊은 나이로 창업을 했다. 하지만 말이 창업이지 직원 2∼3명 데리고 건설회사와 공사판을 쫓아다니며 PC를 수리해주는 게 고작이었다. 직원들 봉급주고 나면 무일푼으로 집에 들어간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강원도 공사현장을 다니느라 몸고생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한번은 아침 일찍 강원도 인제에 출장을 간 일이 있는데 비포장 도로를 2시간 넘게 달리고도 맨걸음으로 산을 넘어 해질녘에 겨우 도착했다”고 말했다.
그는 몇년동안 건설현장에 PC 등을 설치하면서 새로운 사업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건설업체들이 입찰정보를 구하느라 크게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는 곧바로 입찰정보 사이트(htttp://www.bidq.co.kr)를 만들어 유료서비스를 시작했다. 그의 아이디어는 적중했다. 건설입찰 분야에서 이 사이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하지만 여기까지는 서막에 불과했다. 그는 지난 98년 비플라이소프트 주식회사로 전환하면서 인터넷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거듭난다. 입찰정보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어떻게 하면 쉽게 정보를 수집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지능형 검색에이전트를 개발했다. 연구개발만 2년이 넘게 걸렸다.
그는 이 검색에이전트로 성공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소프트웨어 선별기준이 까다로운 미국의 정부기관에서 제품을 공급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국내 대형 통신서비스업체들과도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상복도 이어지고 있다.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국내보다는 해외시장에서 승부하고 있습니다. 세계시장에서 통하는 소프트웨어만이 시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글=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