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의 대우자동차 인수가 ‘대우자동차 경영방식의 변화’로 해석되면서 협력사들이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000여개 대우자동차 협력사들은 GM이 대우차의 선진 경영체제 구축을 위해 기존의 구매관행을 선진화하고 전반적인 회사경영을 e비즈니스 체제로 바꿀 것으로 보고 이에 대비한 사전작업에 적극 나섰다.
협력사들은 우선 향후 품질경영, 글로벌 소싱 등 GM의 경영방식이 대우차에 적용될 것이라고 판단, 품질향상 및 자사제품 인증에 초점을 맞춰 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일부 업체들은 미국을 방문, GM이 대주주로 있는 자동차 글로벌 e마켓 ‘코비슨트’의 회원가입을 적극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GM은 지난해 이후 글로벌 소싱이란 원칙하에 코비슨트를 창구로해 부품업체를 선정하고 있다.
코비슨트의 회원가입은 GM측에 품질인정을 낙점받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차 협력사인 A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 코비슨트 경영진을 직접 만나 회원가입을 논의했다”며 “빅3 완성차업체의 코비슨트 활용률이 높아지면서 회원자격도 엄격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B사의 관계자는 “글로벌 소싱을 염두에 두고 코비슨트 가입을 타진했지만 거절당했다”며 “부품 하나에 대해 1, 2개사가 납품을 전담하는 국내 자동차부품 조달 현실상 납품을 못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지만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대우자동차 통합 온라인 시스템과 연계해 보다 효율적인 원청·하청업체 관계를 맺어놓겠다는 협력사들도 크게 늘었다. 대우차가 1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지원하는 전사적자원관리(ERP)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업체가 최근들어 크게 늘어난 것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협력사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인수단측이 대우차에 협력사 선정·평가방식을 GM의 4가지 핵심경영전략인 Q(Quality·품질), S(AS·사후 품질관리 및 보증), T(Technology·기술), P(Price·가격) 중심으로 바꿀 것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빨라지고 있다.
대우차 구매부서의 한 관계자는 “인수단이 각 아이템별로 업체를 통합할 것과 어떤 시스템으로 생산하는지 검증할 것을 요구해왔다”면서 “이는 글로벌소싱과 생산시스템 선진화를 염두해 둔 주문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협력사들은 이러한 인수단의 요구가 품질 최우선의 모회사 경영방침 계승과 함께 기존 납품사들 가운데 품질이 처진 업체는 협력사에서 제외하겠다는 의지로도 해석하고 있다.
대다수 협력사 관계자들은 “GM대우차의 등장이 지금까지 가격, 납기 등이 최우선 조건이었던 대우자동차와 협력사간 관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이는 협력사가 대다수 중복되는 다른 완성차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