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시의 침체와 옵션 만기일에 대한 부담으로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 투자가 유리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미 증시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 국내 증시도 하락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고 그 타격은 가장 먼저 지수 관련 대형주들에 미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또한 옵션 만기일 전에는 프로그램 매물 청산 압력이 증가함에 따라 대형주 기피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6일 주식시장에서는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대부분 하락세를 면치 못했지만 중소형주들은 분전하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이날 거래소 대형주 지수는 전일 대비 3.78% 하락했지만 중형주는 2.62%, 소형주는 1.93% 하락해 대형주들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거래소시장에서는 시가총액 상위 42위까지의 종목이 모두 하락했다. 특히 삼성그룹주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삼성전자가 5.95% 떨어진 34만8000원을 기록한 것을 비롯, 삼성전기와 삼성SDI도 각각 6.49%, 8.93% 하락했다.
KT, SK텔레콤 등 대형 통신주도 시장 전체적인 하락 분위기를 피하지 못했다.
KT는 이날 민영화 추진 방안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1.57% 하락한 5만6300원을 기록했다. 1분기 양호한 실적을 발표한 SK텔레콤도 3.04% 하락한 23만9000원으로 마감됐다.
KT의 이날 주가 하락에 대해 전문가들은 민영화 방안이 시장에 이미 알려진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추진 방안보다 중요한 것이 대기업들의 참여여부인 만큼 아직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SK텔레콤도 지난 1분기 순이익이 442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1% 늘었지만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하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주가를 크게 움직이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거래소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하락세를 보인 반면 신도리코(3.69%), 희성전선(6.16%) 등 중소형주들은 상승세를 보인 종목들이 많았다.
코스닥시장도 거래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시가총액 상위 12위 안에 포함돼 있는 정보기술(IT) 종목들이 모두 하락했다. KTF와 LG텔레콤이 각각 3.35%, 3.39% 하락하며 거래소 통신주의 하락 분위기를 이어갔으며, 휴맥스와 엔씨소프트도 각각 3.74%, 0.84% 하락했다. 반면 코디콤, 3R 등 DVR주들이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중소형 테마주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결국 투자자들은 낙폭과대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원은 “과거 옵션만기일 전후의 주가 추이를 보면 시가총액 상위종목의 약세 현상이 명확히 나타난다”며 “프로그램 매물 압박에 시달릴 이번주는 소형주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종목군들에 현대디지탈텍, 한단정보통신 등 셋톱박스업체와 유진데이타, 씨오텍 등 XML업체, 거래소 보안장비 업체인 하이트론시스템, NI업체인 콤텍시스템 등을 꼽고 있다.
다만 이러한 중소형주 위주의 장세는 단기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장기 시황 전망이 여전히 ‘핑크빛’이기 때문이다.
엄준호 현대증권 연구원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수그러들지 않은 상황에서 업종 대표주이면서 경기회복의 최우선 수혜주인 시가총액 상위종목의 강세 기조는 유효하다”며 “또한 투신권 자금 유입시 대표 매수종목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대형주에 대한 긍정적 시각은 유지하고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는 단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