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CRM 관심 커졌다

 건설업계에 리모델링 바람이 불면서 고객관계관리(CRM)솔루션에 대한 관심도 확대되고 있다.

 LG경제연구소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주택 재건축(리모델링) 시장규모는 2000년 6조1750억원, 2005년 8조9780억원, 2010년 13조1600억원 규모로 지속적인 고도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에 따라 그동안 건설업계에서 소홀히 다뤄졌던 CRM이 급부상하고 있다. 재건축사업자가 조합원들의 투표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에서, 고객성향을 정확히 분석하고 e메일 마케팅 등을 효과적으로 진행하는 곳이 사업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초부터 삼성물산·대림산업·현대산업개발·롯데건설·LG건설·대우건설 등 아파트주택 사업자들은 건설부문 e비즈니스의 방안으로 인터넷마케팅을 추진하고 나섰다. 또한 건설업계의 CRM 솔루션을 공급하려는 전문업체들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건설업계의 CRM 도입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서도 실제 CRM의 수준을 두고서는 상반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솔루션 전문업체인인 디지털비즈니스넷의 이용국 사장은 “주택시장의 흐름이 일반주택에서 아파트로 진행된지 오래며 택지공급의 한계와 주택보급률의 향상으로 주택업계는 고객관계관리가 필수가 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는 “주택업계는 고전적인 CRM에서 탈피해 과학적 분석에 의한 CRM을 도입하는 업체만이 주택건설업계에서 살아남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건설업계가 도입할 CRM이 당분간은 고객에게 e메일을 발송하는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이견도 만만치않다. 제품이라 할 수 있는 주택가격 자체가 저렴하지 않은 데다 대형건설업체의 브랜드 인지도가 확고히 자리잡은 업계현황을 볼 때 CRM으로 바뀔 수 있는 상황이 많지 않을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업체의 경우 CRM 도입을 발표해놓고도 홈페이지 개통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적지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문가들도 결국은 후자 쪽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중도금 납부 등 각종 공지서비스, 입주고객에 대한 사후서비스 등에 대한 시장요구가 아직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인터넷을 통해 처리되는 CRM수준 역시 일반 오프라인 서비스에 비해 크게 다를 바 없다는 분석도 마찬가지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