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업에 사용하고 있는 정보시스템을 해외에 수출하려는 국내 기업들의 시도가 금융·통신업종을 중심으로 잇따르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0년 현대해상화재보험이 처음으로 자사 보험시스템 ‘시그마’를 미 보험사 프로그레시브에 판매한 데 이어 올들어 KT·SK텔레콤·우리금융그룹 등이 자체적으로 개발, 구축한 정보시스템의 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이들 기업이 수출을 추진하고 있는 정보시스템의 경우 대부분 선진 개발 방법론이나 컴포넌트 개발 방식을 적용, 글로벌 표준에 근접하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수출확대는 물론 그동안 단품 위주의 국내 IT수출을 한 차원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 3월 ‘통합고객정보시스템(ICIS)’을 정식 개통한 KT는 정보시스템사업본부 내에 솔루션사업부를 신설, ICIS 수출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ICIS의 하드웨어 플랫폼을 제공한 컴팩코리아 관계자들과 중국·싱가포르·대만 등 동남아시아 주요 통신사 및 현지 SI사를 방문하고 돌아온 KT 정보시스템실 관계자는 “전체 애플리케션이 1만341본으로 세계적으로도 찾기 어려운 대형 오픈 환경 기반의 시스템이지만 모두 컴퍼넌트 방식으로 개발돼 모듈별 업그레이드가 가능해 요소별로 판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최근 한국HP와 공동 마케팅을 통해 무선인터넷플랫폼 ‘SK위츠(SKwits:무선인터넷토털솔루션)’의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SK위츠는 SK텔레콤의 무선인터넷 서비스 ‘네이트’를 위해 자체 개발한 시스템으로 SK텔레콤은 지난해부터 인도HP의 e솔루션디비전(eSD) 소속 컨설턴트로부터 지원을 받아 HP의 개발 방법론(CMM 레벨 5, 능력성숙모델)을 적용, ‘리모델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CDMA 방식의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은 전세계적으로 유일한 셈”이라며 “중국·대만 등 통신서비스 수출을 추진하고 있는 국가를 중심으로 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권 중 아웃소싱 형태의 정보시스템 운용을 처음 도입한 우리금융그룹도 내년 2월 개발 완료되는 한빛은행의 ‘신시스템’에 대한 수출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시스템 구축과 아웃소싱을 담당하고 있는 우리금융정보시스템의 곽성후 상무는 “우리나라에서 아더앤더슨의 선진개발방법론인 비즈니스인티그레이션메소드(BIM)가 적용된 첫 사례”라며 “국내 은행권의 차세대 정보시스템은 세계 어느 기업보다 앞서가고 있어 수출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정보시스템은 아더앤더슨측과 협력해 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현대해상이 수출에 성공한 시그마도 유럽 40개 보험사가 모여 공동 개발한 ‘보험애플리케이션아키텍처(IAA)’를 기반으로 구축된 시스템으로 소유권은 현대해상화재가 갖되 판권은 한국IBM에 이전,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