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조달>전통산업의 전자조달(2)

◇SK(주)

 SK(주)(대표 황두열 http://www.skcorp.com)는 기업운영에 필요한 각종 물품과 용역을 온라인을 통해 구매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자체 구매사이트 SK이비드닷컴(http://www.SKebid.com)을 개발해 지난해 2월 9일 정식으로 오픈했다.

 SK이비드닷컴은 기업의 필요 물품을 공개입찰을 통해 구매하는 구매 전용사이트로서 SK측에 해당 물품을 납품하고자 하는 업체는 누구나 무료로 회원등록, 전자입찰서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입찰대상 품목은 기계/장치/계기/실험시약/공사용역/차량/사무집기 등 원유와 석유 제품을 제외한 전 품목이며, 총구매 품목을 4단계에 걸쳐 919개의 항목으로 일목요연하게 분류했다.

 ◇실적 및 효과=SK는 2001년 구매건수 기준으로 63%(1만2533건/1만9885건)를 온라인으로 구매했다. 금액으로는 총 1892억원(5117억원 전체 구매액 중 37%). 올해는 그 효율성과 투명성이 입증되면서 온라인 구매비중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

 2002년 4월 30일 현재 주문건수 기준으로는 전체의 78%(4465건/5689건), 주문금액 기준으로는 64%(975억원/1520억원)를 온라인으로 구매했다.

 특히 온라인 구매금액이 증가한다는 것에 주목할 만하다. 작년에는 기업소모성자재(MRO)물품 중심이어서 건수는 많았으나 금액비중은 그리 크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SK이비드닷컴에 대한 홍보가 늘어나고, MRO물품 외에 단가가 높은 물품에 대해서도 온라인 구매가 일반화되고 있는 것이다.

 박용국 SK상무는 “전자조달을 통해 SK는 업무효율 향상, 구매비용 절감, 재고비용 감소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우선 문서작업, 전화, 팩스, 복사 등의 저부가가치 업무가 줄어 구매원의 전략적 구매업무가 가능해졌다는 점을 들었다. 또한 경쟁입찰을 통한 구매비용 절감과 구매 소요기간 단축에 따른 재고비용 감소도 빼놓을 수 없는 효과로 평가했다.

 ◇향후 계획=SK는 현재 추진중인 ERP 도입에 맞춰 구매 시스템을 업그레이드중이다. 2002년 7월 ERP 전면 도입에 맞춰 지난해 말부터 올해초까지 재개발을 완료했고, 현재 테스트중이다. ERP 도입과 동시에 새로운 SK이비드닷컴을 가동할 예정이다. 회원사에 대한 서비스 기능을 더욱 강화했으며 회원관리, 역경매 등 다양한 기능을 개선했다. 또 외국어 버전에서도 원활하게 작동 가능하도록 테스트를 진행중이다.

 

 ◇LG화학

 LG화학(대표 노기호 http://www.lgchem.co.kr)은 지난 2000년 구매와 조달에 관련된 전체 업무프로세스를 통합한 통합 구매정보시스템 ‘오픈(OPEN:Open Purchasing Electronic Network)’을 개통했다. 오픈은 공급업체간 공정한 경쟁률을 적용하는 인터넷 입찰기능(e-bidding), 공급업체 소싱(e-sourcing), 물품표준화 및 코드생성 및 유지보수 기능(e-code&catalogue) 등을 포함한다. 특히 LG화학과 협력업체간에 온라인으로 실시간 업무연계를 담당하는 e프로세싱기능, 자재조달계획과 실적조회 관리를 하는 e플래닝&모니터링 기능은 오픈시스템의 경쟁력 중 하나다.

 ◇현황 및 효과=오픈은 현재 3900여 공급업체가 등록돼 B2B 전자상거래를 하고 있으며 △실시간 온라인 거래에 의한 신속성 △페이퍼리스(paperless) △거래의 공정성에 초점을 둬왔다. 이에 따라 공급 업체들은 거래에 있어 1개 공장에 등록이 되면 LG화학 전공장과 거래가 가능하며 경쟁력 있는 공급업체는 언제나 등록이 가능하다. 이러한 공급업체 풀의 확대는 전자입찰 기능과 함께 공정한 경쟁을 유지하는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다.

 3900여 업체가 거래에 참여하는 이 시스템을 통해 LG화학은 MRO물폼 및 공사용역의 50%를 전자입찰로 구매하고 있으며 구매 및 조달행위의 94%를 온라인화했다. LG화학은 원가절감액 및 입찰절감액으로 각각 700억여원, 140억여원의 비용절감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또 재고감축은 약 2.3일로 나타나 재고관리도 충실해졌다. LG화학은 오픈의 구축에 따라 체계화되지 못한 업무의 시스템화로 프로세스 비용을 절감하고, 구매원은 전략적 업무에 집중이 가능해져 지속적인 구매생산성 향상의 기반이 구축됐다고 분석했다.

 ◇향후 계획=LG화학은 시스템의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위해 현재 해외 소싱을 위한 영문판 구축, 개발구매지원 프로세스, 입찰기능의 강화 및 e마켓플레이스 거래를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현재 추진중인 전자문서 인증체계를 비롯한 각종 체계화되지 못한 업무의 시스템화와 전략적 소싱의 강화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또 LG화학은 올해 7월 ERP시스템의 구축에 따라 현재 기능 중 전자입찰과 공급업체 소싱 기능 등 B2B 거래에 필요한 기능을 중심으로 전자조달시스템을 재편할 예정이다.

 

  ◇지누스

 지난해부터 대기업을 중심으로 급격히 불고 있는 전자조달시스템 구축 붐이 중소기업에도 확산되고 있다. 텐트 전문업체에서 사업다각화를 추진중인 지누스(대표 이윤재 http://www.zinus.co.kr)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지누스가 지난해 중순 전자조달을 도입한 부문은 기존 사업부문인 레저 스포츠 용품 원부자재 공급 분야다.

 지누스는 전자조달시스템을 지난 2000년 11월부터 2001년 5월말에 걸쳐 6∼7개월 동안 구축했으며, 기존의 협력업체인 60여개 업체들이 동참할 수 있는 전산 환경을 만들어 2001년 6월부터 활용하고 있다. 지누스가 전자조달시스템을 도입한 배경은 이미 구축돼 있던 사내 ERP와의 연동과 구매 방식 표준화, 공급자들의 경쟁구조 지원을 통한 구매비용 절감,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의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등을 통해 보다 효율적인 업무처리를 위해서였다.

 ◇특징=지누스가 구매하는 원자재와 협력업체의 데이터는 ERP에서 통합데이터로 관리되며 새로운 자재공급업체의 접근도 쉽게 이뤄진다. 모든 연결이 인터넷을 통해 가능해졌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 지누스의 전자조달시스템은 ERP시스템과의 정보관리, 변동사항에 관한 업데이트 등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변동부분을 ‘BIS’라는 EAI(Enterprise Application Integration) 솔루션을 통해 연동을 이루도록 했다.

 이에 따라 기존 ERP에서 구매 주문서를 작성하면 전자조달시스템에서 자동으로 주문서를 전달받고, 전자결재를 받은 후 발송하는 것이 가능하다. 입고처리 또한 온라인과 ERP 연동을 통해 데이터가 연결되고 입고 관리자는 웹을 통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BIS를 통해 ERP에서 자동으로 등록처리가 돼 실시간으로 원자재의 재고관리가 이뤄진다.

 ◇효과 및 향후 계획=지누스는 아직 전자조달 도입효과를 수치로 정확히 내지는 못하지만 업무프로세스가 크게 혁신됐다고 강조했다. 전자조달 도입효과로 △신규 거래선 개발 용이 △기존 거래선과도 온라인 업무 처리를 통한 시간과 비용의 절감 △거래의 투명성 확대 △경쟁체제로 인해 구매비용의 절감 △구매 조달 물류 체계의 개선을 들었다. 지누스는 앞으로도 우수공급원을 확대하고 체계적인 공급망 관리를 통해 전략적이고 비용효과적인 전자 구매 업무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 

 

 <소박스>

 ◇서울대학교병원, 이화여대 의료원 (병원업계)

 전략구매를 통한 비용절감 및 경쟁력 확대는 기업뿐만 아니라 가장 보수적인 병원업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전통기업들이 자체 전자조달시스템을 구축하지 않고 e마켓을 별도로 설립하거나 혹은 기존 e마켓을 활용하는 예가 늘고 있는 가운데 병원업계에서 이런 추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서울대학교병원, 삼성의료원, 연세대학교의료원 등 주요 병원들이 전체 구매대행을 위해 이지호스피탈, 케어캠프닷컴, 연세닥터 등을 자체적으로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또 이화여자대학교 의료원은 메디링스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병원이 자체 설립한 e마켓들이 주주병원을 중심으로 운영해왔지만 지난해 중순부터 중소병원들을 대상으로 적극 영업에 나서고 있어 병원업계의 e마켓을 통한 구매대행 바람은 급속히 확산될 전망이다. 최근 서울대병원과 이대목동병원이 이지호스피탈, 메디링스 등 의료 e마켓을 통한 거래로 얻은 비용절감효과를 발표했다.

 서울대병원은 1월부터 3개월간 211억원의 물량 구매를 이지호스피탈(대표 서정욱 http://www.ezhospital.com)을 통해 실시했고 이 가운데 30%의 계약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 병원은 구매계약시 입찰부문에서 약 32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으나 약 9.35% 절감된 28억7500만원에 구매계약을 맺었다. 또 경쟁업체 없는 수의계약부문에서는 약 36억원의 예산 대비 2.96% 줄어든 약 35억원에 구매계약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서울대병원은 전체 67억9400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됐던 구매부문에서 63억9000만원으로 계약을 완료해 전체 5.94%의 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월부터 의료 e마켓인 메디링스(대표 박경애 http://www.medilinx.com)를 활용해 온 이화여대 의료원의 비용절감효과도 주목할 만하다. 이대목동병원은 지난해 127억원 상당의 구매물량을 의료 e마켓인 메디링스에 위탁해 3.57%의 의료비를 절감했다. 특히 업무 프로세스의 혁신이 두드러진다. 발주업무의 경우 기존 100건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총 17∼33시간 걸리던 것이 전자조달 도입 이후 총 1∼3시간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행정업무 역시 월평균 500∼600건 처리하던 이전과는 달리 약 60% 감소된 200건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특히 공급사관리도 장소, 시간에 제약없이 사전에 가능해져 의료업계가 전자조달을 활용할 경우 구매 아웃소싱 효과가 크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