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멀티미디어산업의 전망
디지털 멀티미디어산업은 이제 부상하고 있는 단계여서 앞으로 10년 후에 어떤 모습이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디지털 미디어 연속체(continuum)’를 살펴보면 향후 5년 동안에 변화할 가능성이 있는 요인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이 기간에 가장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부문은 영상회의서비스와 비디오+오디오+데이터 회의 및 스트리밍서비스일 것이다.
앞으로 몇 년 동안 P2P 영상회의서비스 시장은 연간 25%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통신서비스부문이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것은 매우 빠른 성장 속도다. 영상회의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영상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최소한의 서비스 품질을 보장해야 한다. 다른 통신서비스업체에 비해 영상회의서비스업체가 갖고 있는 유리한 점은 영상회의 인프라의 중요한 부분이 되는 ‘연결점’과 관련 직원이 이미 각 기업에 구비돼 있다는 것이다. 또 영상회의서비스는 이미 주요 업체들과 VoIP 같은 새로운 서비스를 추가할 수 있는 사업 관계를 맺어 놓은 상태다.
주요 장거리 및 국제전화업체들은 수만개의 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간 영상회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그 중 주요 고객들과는 지속적인 사업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 것보다 이런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기업체들과 디지털 멀티미디어서비스 같은 새로운 사업을 추가하는 것이 쉽다. 영상회의서비스 채널을 이용해 △영상회의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오디오 원격회의 △비디오+오디오 회의 ‘이벤트’ △비디오+오디오+데이터 협업 △비디오+오디오+데이터 양방향 스트리밍서비스 등의 추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오디오 원격회의는 영상회의의 효과를 더욱 높여줄 것이다. 가령 어느 기업이 분기 결산 관련 영상회의를 개최할 때 영상회의에는 주요 간부, 소수의 주요 기관 투자자와 주식분석가만이 참여하는데 여기에 오디오 원격회의를 추가하면 수백명의 소주주·직원·제품공급업체 및 기타 관련자가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영상회의서비스에 오디오 원격회의서비스를 추가할 수 있는 기술제품은 주요 통신업체가 기업에 제공하는 VoIP 솔루션, 기업용 이더넷 LAN, 기업의 이더넷 LAN을 통해 다중방송을 할 수 있게 하는 음성 게이트웨이 등이다. 기업의 LAN에 VoIP기능이 탑재되면 영상회의서비스업체들이 비디오+오디오+데이터를 포함하는 ‘웹 이벤트’를 추가하는 것이 용이하다.
여기에서 더 발전하면 영상회의서비스업체는 영상회의 기본서비스에 추가해 양방향 비디오+오디오+데이터 협업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서비스는 머지않아 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 단계가 더 발전하면 비디오+오디오+데이터 양방향 스트리밍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기업체들이 영상회의서비스에 이런 새로운 서비스를 추가하면 유용하고 유익하다는 것을 안다하더라도 자체적으로 직접 인프라를 구축하기를 원치 않는 기업이 있을 것이므로 그런 추가서비스를 호스팅하면 서비스업체들이 사업의 영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앞으로 5년 동안 멀티미디어 광대역 인프라 및 서비스 분야에서 디지털 미디어 연속체 안에서의 상하 대역폭 이동현상은 선택의 여지없이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실시간 이벤트를 포함한 디지털 멀티미디어 콘텐츠는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돼야 하는데 사용자들은 PDA, 전화회선으로 접속하는 가정용 PC, 고속이더넷으로 연결하는 사무실 데스크톱PC, 무선이더넷 네트워크 장치 등 다양한 단말기로 접속할 것이다. 또 다른 최종 사용자들은 HDTV방송을 시청하거나 인터넷Ⅱ를 통한 HDTV 영상회의에 참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제 디지털 미디어 연속체 안에서 상하로 옮겨다니는 데 필요한 기술·인프라·소프트웨어 등 모든 여건이 갖춰졌다고 볼 수 있다. 기술과 소프트웨어를 접목해 유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모델이 개발되고 있다. 이런 새로운 추세는 지난 수십년 동안 제자리를 지켜온 TV방송업계·케이블TV업계·지역 및 장거리전화업계·고성능 장비제조업계 등에 커다란 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TV방송업체들은 지난 50년 동안 독자적인 시장을 누려왔다. 다른 업체들은 아무도 ‘방송 수준’의 비디오 프로그램을 제작하거나 전세계적으로 배포할 능력이 없었다. 과거 TV방송사들은 아마추어들이 자신의 캠코더로 찍은 비디오 영상물을 방송 프로그램에 포함시키기를 거부했다. 그러나 지난 9·11테러 이후 이런 관행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제부터 TV방송사들은 비디오 콘텐츠의 출처가 어디가 되든지 이를 방송에 사용할 것이다. 세계 각 국의 주요 TV방송사들은 방송 프로그램과 뉴스를 자체 인터넷 웹사이트를 통해 비디오 클립으로 내보내고 있을 뿐 아니라 지역 케이블TV방송사를 위해 제작한 비(非)방송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앞으로 다른 멀티미디어서비스업체들이 실시간 또는 재생 스트리밍서비스를 제공하는 ‘TV방송 프로그램 데이터센터’를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여년 케이블TV업체들은 독자적인 시장을 구축해왔다. 특히 케이블TV 장비업체들은 위성을 통해 수신한 방송 프로그램 수준의 비디오를 방송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장비와 기술을 제공해왔다. 최근 많은 케이블TV시스템은 케이블모뎀 고속데이터서비스, 양방향 음성통신서비스, 양방향 실시간 ‘주문형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을 정도로 성능이 획기적으로 향상됐다.
케이블TV업계가 개발하고 구축한 네트워크와 제어시스템은 이들 업체가 디지털 미디어 연속체의 하위에 속하는 기업 시장으로 옮겨갈 뿐 아니라 상위인 TV방송과 네트워크운영센터 영역으로도 이동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또한 일부 케이블TV업체들은 기업체·정부기관·원격진료 사용자를 대상으로 재생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장거리 및 지역전화업체들은 멀티미디어 광대역 인프라를 갖고 있는 다른 네트워크업체, 광케이블을 보유하고 있는 공익사업업체, 케이블TV업체 등으로부터 도전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 전화업체도 디지털 미디어콘텐츠서비스 시장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들 업체가 갖고 있는 운용지원시스템(OSS:Operating Support System)은 이들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도구가 될 것이다.
이밖에 기업체·정부기관·원격진료 관련 기관 등이 양방향 ‘방송 프로그램 수준’의 비디오와 오디오 제품을 제작하고 케이블TV업체와 전화서비스업체들이 디지털 TV 프로그램과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대화형서비스를 제공하게 됨에 따라 이에 필요한 장비업체들의 사업 기회가 넓어질 것이다. 반면 고성능 비디오 서버 장비의 수요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 멀티미디어 광대역 인프라 및 서비스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업계는 자체 네트워크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대기업, 네트워크를 공유하고 있는 기업과 공급업체 및 고객, 주문형 영화를 제공하는 영화 스튜디오, 디지털 영화를 제공하는 영화관,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출판사, 디스크 드라이브를 사용해 개별 비디오 녹음서비스를 제공하는 위성서비스업체 등이다.
◆관련 업체
디지털 멀티미디어 인프라의 주요 수요처는 방송 네트워크·스튜디오·TV방송사·오디오 및 비디오제작업체·기업간 제품판매 및 제조업체·소비자 대상 제품제조 및 판매업체·기업체 직원교육단체 및 업체·교육기관·정부기관·의료 및 원격진료 서비스기관·숙박업체·유람선업체·테마공원·여행사·기업 홍보부서·PR 및 광고업체·일반 소비자 등이다.
방송 관련 업체들은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고 오디오 및 비디오 제작업체들은 CD롬·DVD·비디오 테이프를 비롯한 여러 가지 다른 저장매체를 생산하고 있다. 기업간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대기업은 자체적으로 직원의 교육을 위한 비디오 및 양방향 멀티미디어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또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기업체들은 교육용 멀티미디어나 비디오를 제작할 뿐 아니라 자체 TV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가령 월마트TV는 100만명에 가까운 월마트 판매사원의 교육을 위한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내보내고 있다. 대기업들은 정규직과 임시직·계약직을 포함하는 모든 직원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을 위해 전담부서를 두고 있다.
중소기업체들은 직원 교육을 외부 교육전문업체에 의뢰하고 있다. 이런 교육에는 교육 프로그램·비디오·양방향 멀티미디어 등을 사용한다. 또 유치원에서 대학에 이르는 각급 학교와 사설학원에서도 교육 자료에 디지털 멀티미디어를 사용하고 있다.
각 정부기관에서는 세수의 감소로 재정이 어려워짐에 따라 업무효율을 높이기 위해 영상회의와 양방향 멀티미디어제품을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다. 의료기관과 원격진료 서비스기관도 고속 멀티미디어 광대역 네트워크를 사용하고 있다. 의료기관들은 서로 정보와 지식을 교환하기 위해 영상회의와 원격교육서비스를 자주 이용하고 있다. 특히 원격진료서비스는 급성장하는 부문이다.
또한 호텔·모텔과 같은 숙박업체, 유람선업체, 테마공원, 여행사, 기업 홍보부서, PR업체, 광고업체 등도 주문형비디오·개별 전자우편·고속 멀티미디어 등의 디지털 미디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수백만명의 소비자도 디지털 비디오 캠코더를 갖고 직접 비디오 클립을 만들어서 웹사이트에 띄우고 전자우편을 통해 친지들에게 배포하기도 한다.
한편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의 제작을 도와주는 업체들도 있다. 전세계적으로 이른바 ‘2차 제작(post production)’업체는 그 수가 수천개에 이른다. 이들은 전문적인 수준의 문서작성, 비디오 제작·편집, 그래픽 제작, 애니메이션, 오디오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디지털 미디어 관련 주요 업체는 마이크로소프트·애플·IBM·선마이크로시스템스·어도비시스템스·소니·파나소닉·필립스·EMC·톰슨멀티미디어·해리스코퍼레이션·피너컬시스템스(Pinnacle Systems)·애비드테크놀로지(Avid Technology)·하모닉(Harmonic)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