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복수PP(MPP)들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지 1년만에 지상파 TV방송의 맞수인 MBC와 SBS가 PP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양사의 계열 MPP인 SBS미디어넷·MBC플러스는 현재 각각 드라마 채널과 스포츠 채널을 중심으로 시청률 상위권을 점유하고 있는 동시에 지난해 매출액에서도 양사의 총 매출액 합계가 339억원에 이르러 홈쇼핑을 제외한 전체 PP 매출액의 10.45%를 차지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들의 급부상은 거대 지상파 방송사의 배경하에 출발했다는 점에서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하지만 두회사는 이제 걸음마를 뗀 수준이다. 내부적으로 지상파 방송사의 지원이 충분치 못할 뿐만 아니라 누적 적자가 많고 자체적인 수익 개선에도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어 또다른 활로 모색이 시급한 상황이다.
◇시청률 장악=SBS미디어넷·MBC플러스는 드라마 채널과 스포츠 채널을 통해 시청률 상위권을 점유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의 인기 드라마를 재송신하는 드라마 채널은 자체 제작 없이 드라마의 재방송이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상위권을 장악해 효자 채널로 자리잡았다. 스포츠 채널도 프로야구 중계와 월드컵 특수 등으로 4월부터 유래없는 최고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MBC-ESPN만이 박찬호의 부상으로 메이저리그 중계의 실익을 얻지 못하고 있지만, 박찬호의 등판이 예상되는 5월 중순부터는 시청률 급상승이 예상된다.
◇적자는 여전=SBS미디어넷은 3개 채널을 통해 지난해 매출 203억원을 올려 MBC플러스를 크게 앞지렀지만 올해 드라마플러스로 변경한 축구채널과 스포츠채널의 적자 폭이 커 수익을 내지는 못했다. 650억원에 이르는 스포츠채널의 누적적자가 커 이를 줄이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MBC플러스는 지난해 총 135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드라마넷을 제외한 겜비씨와 MBC-ESPN의 적자폭이 커 약 70억원대의 손실을 봤다. 드라마넷의 경우 유일하게 20억원대의 흑자를 냈지만, 자체 제작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로 평가되는 반면 MBC본사가 가장 많은 자본을 투자해 설립한 MBC-ESPN은 지난해 60억원대의 적자를 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희비가 교차되는 본사의 지원=SBS미디어넷은 본사의 활발한 지원을 받고 있다. 상업방송을 표방하는 사주 체제인 SBS본사는 SBS미디어넷에 드라마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스포츠 중계는 오히려 수입하는 체제로 원활한 사업교류를 하고 있다. 또한 본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겼고 있는 SBS미디어넷의 광고 영업까지 상당부분 책임지고 있어 타사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MBC플러스는 본사의 후광으로 SO와의 계약에는 큰 어려움이 없지만 본사의 직접적인 지원은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MBC플러스의 한 관계자는 “MBC플러스의 적자폭이 커 MBC 계열사중 ‘미운 오리 새끼’로 치부된다”고 말했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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