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투업계 구조조정 `급물살`

 벤처투자붐 당시 동반 급증했던 창업투자회사 수가 급감하는 등 구조조정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잇딴 등록 취소와 자진 반납은 물론 인수·합병(M&A) 등에 의한 창투사의 수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은 창투사에 주어지는 혜택보다는 로크업제도, 의무투자비율 유지, 각종 기관의 조사확대 등 제도권 투자회사로서 감당해야 하는 불이익이 상대적으로 더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소형·후발 창투사들의 경우 민간 자금 시장이 위축돼 펀드 결성이 힘들어지면서 투자조합에 대한 정부 출자혜택을 누리지 못하게 됐다는 점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 벤처투자시장에서는 시장위축에 대한 우려와 업체간 과당경쟁을 불러왔던 공급 과잉이 해소됐다는 상반된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한때 154개사에 달하던 창투사수는 지난해 말부터 줄어들기 시작해 현재 140개사로 14개 회사가 줄었다. 이 기간에 신규 등록된 회사를 감안하면 20개 이상의 업체가 시장을 떠난 셈이다.

 에이원창업투자가 등록증을 자진반납했으며 인베스텍창업투자, 그래닛창투, 씨티코프캐피탈코리아 등 4개 창투사 등록이 취소됐다. 현재 등록증 반납을 기다리고 있는 창투사만 4개사, 잠재 대기 회사 또한 10여개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기업은행 계열의 선발 창투사 중 하나인 기은캐피탈의 경우 이달중으로 신기술금융사로 전업할 예정이다. 창투사로서는 안정적인 수익을 만들어내는 것이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기은캐피탈은 신기술금융사 전업과 함께 M&A, 기업구조조정(CRC)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M&A에 따른 창투사 대주주 변동사례도 늘고 있다.

 창투사 1호 등록기업인 CBF기술투자(구 부산창업투자)가 지난달 27일 인터바인M&A로 주인이 바뀐 데 이어 지난 2일에는 대구은행이 대구도시가스에 인사이트벤처(구 대구창업투자)에 대한 매각 가계약을 체결했다. 또 국민창투도 국민기술금융과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창투업계 관계자는 “지금 창투업계는 각종 혜택은 줄어들고 의무와 책임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등록증 반납, M&A 등 창투업계의 구조조정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