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네트워크 장비업체 사업전략 `기업 중심` 선회

 해외 네트워크 장비업체들의 사업전략이 통신사업자위주에서 기업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

 시스코와 어바이어·파운드리·엔터라시스·데이타크레프트 등 다국적 네트워크업체 한국지사들은 최근 통신사업자의 장비 도입가격 인하정책으로 통신사업자들이 발주한 프로젝트의 마진폭이 갈수록 줄어듦에 따라 수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기업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등 새로운 사업전략 구사에 나서고 있다.

 해외 네트워크업체들은 그동안 대형 프로젝트가 많아 회사매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통신사업자 시장에 사업의 무게중심을 두고 있으나 최근들어 통신사업자 시장의 가격질서가 크게 흔들림에 따라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고 지속적인 성장세가 예상되는 기업시장 공략을 위해 마케팅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시스코코리아(대표 김윤)는 올 초까지만 해도 통신사업자의 무선랜장비 입찰에 적극 참여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으나 최근 이를 전면 수정, 앞으로 수익성이 보다 나은 금융 및 일반기업용 무선랜 시장공략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또 라우터와 스위치 등 데이터 네트워크장비 분야에서도 갈수록 가격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통신사업자시장보다는 안정적인 수요기반을 갖고 있는 기업시장 공략에 주력, 외형보다는 내실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어바이어코리아(대표 이수현)는 당초 올해부터 사업다각화를 위해 메트로 이더넷장비 등을 출시하고 무선랜사업을 확대, 통신사업자시장의 공략에 들어갈 계획이었으나 시장상황이 여의치 않자 이같은 계획을 전면 백지화했다.

 이 회사는 이에 따라 무선랜사업을 그동안 강세를 보여온 기업시장에 초점을 맞추는 한편 콜센터장비 및 CRM솔루션 등 기업시장을 겨냥한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한국파운드리(대표 류재필)와 한국엔터라시스(대표 안희완)는 최근 KT가 실시한 엔토피아 프로젝트 입찰에 불참하는 등 당초 통신사업자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하겠다던 사업계획과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들은 통신사업자시장의 가격경쟁이 당초 예상보다 격화되고 있어 앞으로 당분간 기업시장에 사업의 무게중심을 둘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데이타크레프트코리아(대표 이문영)는 지난해 말부터 기존 통신사업자 위주 사업방식에서 벗어나 기업의 네트워크시스템 구축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데이타크레프트 엔터프라이즈 로드쇼’를 개최한 데이타크레프트코리아는 올들어 금융권과 일반기업을 대상으로 e비즈니스 솔루션 구축사업을 강화하는 등 사업영역 확장 및 수익구조 개선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