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컴퓨터 주변기기 업계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진 가운데 몇몇 업체들이 독자 브랜드을 내걸고 수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중소업체들이 대부분인 이들은 자사 브랜드를 포기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수출이 단순한 ‘덩치불리기’에는 효과적이지만 장기적인 판매 전략을 수립하는 데 제한적이라고 판단, 지속적인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알파비젼텍(대표 이종훈)은 최근 일본의 가가전자와 자사의 PC카메라 ‘알파캠’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현지의 유통을 맡게 되는 가가전자가 마케팅·홍보를 맡고 알파비젼텍은 AS와 다양한 솔루션 공급으로 PC카메라의 활용도를 높임으로써 ‘알파캠’을 일본 시장에 확고히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 이종훈 사장은 “독자 브랜드로 해외 시장에 공급하기 위해 시장현황 파악·기호도 조사 등 기초 작업에만 2년 정도를 소요해야 한다”며 “이후 유럽 시장도 미국·일본 시장에서 쌓은 인지도를 기반으로 계속 독자 브랜드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명텔레콤은(대표 김병광)은 플래시메모리 기반 외장형 저장장치 ‘X드라이브’를 최대 20만대까지 일본에 공급하는 계약을 최종 마무리중이다. 특히 이 회사는 수출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해 브랜드이미지 구축은 더욱 절실한 입장이다. 이에 따라 현지 유통사의 마케팅·영업 전략을 적절히 통제하고 영업지도 및 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비틀’이란 이름으로 광마우스를 생산하는 팬웨스트(대표 장천)도 올해 약 10만대의 수출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 삼성물산을 통해 16개국으로 수출하던 것과 병행해 독자적으로 일본 시장을 공략, 수출 계약이 거의 성사단계에 와 있다.
이외에도 HDD 기반의 외장형 저장장치 업체 윌포드(대표 심현대)와 유에스비넷(대표 유제중) 등이 각각 ‘Tzar’와 ‘애니텍’이란 브랜드로 미국·일본 및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강구열기자 riva910@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