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소비자보호법` "EC 활성화 저해" 우려 목소리

 공정거래위원회가 7월 시행을 목표로 최근 입법예고한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시행령(안) 및 시행규칙(안)’이 시장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주관부처인 공정위는 소비자권익 옹호와 시장 신뢰성 확보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시행령·시행규칙안이 지나친 규제조항을 담고 있어 자칫하면 전자상거래(EC) 관련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을 통해 조직적 대응방안을 강구하고 나서, 7월 시행을 앞두고 관계당국과 업계의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시한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시행령(안)’이 마일리지서비스를 대체 결제수단으로 규정하는 등 전자상거래 고유활동 영역을 크게 위축시킬 수 있는 조항이 다수 삽입돼 있어 인터넷쇼핑몰과 전자지불업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제8조4항-시행령 제9조-시행규칙 제6조, 법 제24조-시행령 제28조 등의 경우 초기 전자상거래 시장활성화에 타격을 줄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관련업계가 저항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법 제8조4항의 경우 인터넷쇼핑몰에 통용되는 결제수단 발행자의 책임성을 명시하고 있으며, 이에 근거한 시행령 제9조와 시행규칙 제6조는 각각 △마일리지·포인트·인센티브 등도 화폐와 함께 대체 결제수단으로 규정하고 △결제수단 발행자는 웹 사이트 초기화면에 대표자 성명을 포함한 수십가지 사항을 고지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최근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마일리지·로열티 프로그램이 전부 규제대상이 되는 데다, 수많은 항목을 웹사이트 초기화면에 고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조항은 “주유·통신·체인 등으로 확산되고 있는 마일리지 프로그램 전부가 해당된다”면서 “정책당국이 수많은 사업자와 온라인 사이트를 어떻게 규제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항변했다.

 또 법 제24조와 시행령 제28조에 명시한 ‘소비자피해 보상보험계약’도 보험사가 전자결제수단 발행자로부터 발행잔액 화폐가치 총액의 절반 이상을 지급 보증토록 함으로써, 규제의 도가 지나치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급보증 총액 수준이 과다할 뿐더러 다종다양한 마일리지·포인트를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돈으로 산정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업계는 전경련과 한국전자지불포럼 등을 통해 최근 입법예고된 시행령·시행규칙(안)에 대한 문제점과 의견을 수렴중이며, 견해가 모아지는 대로 조직적인 대응을 전개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마일리지나 로열티 프로그램도 고객과의 금전적 계약이며, 이를 적정한 화폐가치로 산정하는 방안도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는 의견이 많았다”면서 “확정전까지 꾸준히 다양한 의견을 들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예정대로 추진될 경우 법 시행령·시행규칙은 오는 7월 법 시행과 함께 발효된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