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업, 엔화 강세 불구 수출경쟁력 여전

 연일 계속되는 엔화강세로 원화 환율이 동반하락하면서 우리 수출이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일본 기업들은 현행 환율 수준에서도 충분한 수출이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KOTRA가 입수한 일본 내각부의 조사자료에 따르면 일본 기업이 수출에서 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손익분기점 환율 평균치는 1달러당 115.32엔으로 엔화가 지금보다 10% 이상 하락하더라도 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표적 수출업종인 전기·전자, 정밀기기, 자동차의 손익분기점 환율은 각각 112.46엔, 110.59엔, 115.91엔 등으로 향후 엔화가 더욱 강세를 보이더라도 충분한 가격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일본 기업들의 손익분기점 환율이 과거에 비해 크게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기업들의 손익분기점 평균환율은 올해 1월 내각부의 같은 조사에서 107엔/달러로 나타나 지난해 3월 미국 모건스탠리의 조사에서는 94엔/달러(수출산업 평균)와 큰 차이를 보였다. 이처럼 손익분기점 환율이 악화되고 있는 것은 장기간의 경기침체 지속으로 일본 기업들의 체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같은 엔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수입시장이 얼어붙고 있어 우리의 대일 수출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엔화의 절상속도가 원화 절상속도에 비해 빠르기 때문에 우리 제품은 일본 시장에서 다소 가격경쟁력이 살아나고 있으나 일본 시장 내 수요 변화가 없어 대일 수출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일본 바이어들 역시 엔화강세에도 불구하고 시장 위축으로 수입수요가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KOTRA 측은 밝혔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