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메모리시장 DDR SD램 돌풍 배경

 

 램버스D램의 단명과 더블데이터레이트(DDR) SD램의 비트크로스 발생 등 국내 PC 메모리 유통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특히 PC와 주기판업체들이 시황에 대응해 서둘러 제품사양을 DDR SD램으로 바꾸면서 메모리시장의 지각변동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메모리시장의 급격한 변화는 아직 조립PC업계나 중소PC업체들을 대상으로 하는 국내 유통시장에서만 발생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멀지 않아 이같은 양상이 직거래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쳐 메모리시장 전체의 판도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메모리 수요의 70% 정도를 PC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유는 뭔가=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메모리가격 폭락 때문이다. 이와함께 메모리업체들이 가격급락에 대응해 대체 상품전략을 구사했고 수익률이 낮기로 정평이 나있는 PC업체들이 메모리 가격변화에 워낙 민감해 시장변화를 확대재생산했기 때문이다. 특히 인텔이 새로운 주기판용 칩세트를 발표하면서 845E, 845G에 SD램이 아닌 DDR SD램을 지원한 것도 상황을 더욱 촉발시키고 있다.

 2000년 말 펜티엄4 PC의 등장에 힘입어 메모리의 귀족으로 부상한 램버스D램은 뒤이어 등장한 SD램과 이를 중심으로 한 가격폭락으로 경쟁력을 완전히 상실, 서서히 PC시장에서 자취를 감추는 운명을 맞이해야 했다.

 최근의 DDR SD램과 SD램간의 주객전도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메모리업체들은 SD램 메모리가격이 너무 떨어지자 보다 비싼 DDR SD램의 공급량을 서둘러 늘렸다. 이로 인해 PC메이커와의 직거래물량이 너무 남아돌자 유통시장쪽으로 물량이 쏟아지면서 가격하락으로 이어졌고 마침내 최근 SD램보다 낮은 가격대를 형성했다.

 ◇PC·주기판업계의 대응=PC업계는 박한 수익률에 허덕이고 있어 메모리가격 변동에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다. 용산 및 테크노마트의 영세 조립PC업체들은 전체 모델의 70% 이상에 DDR SD램을 채용하고 있다.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삼고 있는 현주컴퓨터·주연테크·디지털뉴텍 등 중견업체들은 이미 80% 이상의 제품에 DDR SD램을 채용하는 쪽으로 사양을 돌렸다.

 다만 메모리 메이커와 직거래를 하고 있는 삼성전자·삼보컴퓨터·LGIBM 등만 아직까지 20∼30% 정도만 DDR SD램을 채용하고 있다. 직거래시장에서는 아직 SD램이 더 싸기 때문이다.

 중소PC업체에 주기판을 공급하는 업체들은 이미 DDR SD램을 채용한 제품의 판매비중이 60∼70%에 이르고 있다. 특히 이들은 특히 이달부터 인텔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845E, 845G 등의 신형 칩세트를 채용할 예정이어서 DDR SD램을 지원하는 주기판 생산비중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전망=DDR SD램의 돌풍은 아직까지 대형 메이저 PC업체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이들 메이저 PC업체도 DDR SD램의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일시적인 상황이 아니라 공급구조상의 결과라고 보고 이 메모리 채용을 늘릴 예정이어서 조만간 50% 이상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메모리업체들의 DDR SD램 공급량이 크게 늘어난 데다 인텔이 주기판용 신형 칩세트의 기능제고를 위해 DDR SD램을 지원하는 쪽으로 선회했기 때문이다.

 또한 메이저업체들은 조립PC를 중심으로 속도가 빠른 DDR SD램 장착이 확산되면서 계속 속도가 느린 SD램을 채용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유통시장에서 발생한 메모리의 지각변동은 전체 메모리시장의 판도변화를 초래, SD램의 쇠퇴와 DDR SD램의 주력제품 부상이 조만간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