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홈시어터 시장 가세 중소업체도 "대환영"

 최근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이 본격적인 홈시어터사업 참여를 선언하면서 전문업체, 외산업체 위주로 이뤄져왔던 시장구도의 변화 가능성이 예고되고 있다. 97년 이후 최고의 호황세를 보이며 약 4000억원 시장(TV 제외)을 형성할 것으로 보이는 이 시장에 대한 대기업의 관심은 어떤 영향을 미칠까. 지금까지 삼성과 LG의 오디오사업이 구색맞추기 수준이었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최근 본격적인 시장 참여를 선언한 가운데 이트로닉스, 태광산업, 아남전자 등 전문업체들은 이런 흐름이 마케팅 호재로 작용해 위축된 이 시장에서 국산 홈시어터 활성화에 불을 지필 것으로 보고 있다. 홈시어터시장에서 외국업체에 안방을 내줄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지적도 그중 하나다.

 ◇대기업의 홈시어터시장 중시 전략=삼성전자, LG전자는 올해 사상 최대의 홈시어터 특수를 제공할 월드컵 등의 행사를 노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장참여를 위한 포석을 해왔다. 그리고 최근 개발성과를 바탕으로 시장 공략을 위한 설명회를 시작으로 다양한 홍보에 나서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다양한 DVDP 제품을 소개하고 시연회 등을 가지면서 이 분야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홈시어터사업에 대해 재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LG전자는 조만간 디지털TV·DVDP 사업을 연계한 시너지효과를 모색하기 위한 사업부장간 협의를 가질 계획이다. 특히 두 회사는 튜너와 앰프를 결합한 리시버형 DVDP를 강조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리시버는 DVDP에 이은 홈시어터관련 기기 확산의 중심이 된다는 점에서 이들의 홈시어터사업에 대한 의지를 읽게 한다.

 ◇HTS시장의 판도는=삼성과 LG의 본격적인 홈시어터시장 가세는 디지털TV 사업과는 달리 ‘한물간 오디오사업’정도로 치부돼 왔던 이 사업부문을 돈되는 중요사업으로 재인식했다는 방증이다. 따라서 조만간 국내외 시장간 대리점 영업강화와 마케팅 활성화를 통한 고객접근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나올 전망이다. 이같은 상황은 홈시어터시장에서 토종업체와 외산간 대결구도로 자연스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업체별 예상 매출규모는 3강인 삼성전자(예상매출 약900억원), 이트로닉스(약 600억원), LG전자(약 600억원)에 이어 소니(약 250억원), 필립스(약 220억원) 등의 순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시장 폭발세속에서 외국업체들도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일례로 소니는 한국시장에서 총 매출규모를 지난해와 같은 5996억원으로 잡고 있으나 TV를 제외한 홈시어터사업 부문은 오히려 강화해 250억원 이상으로 지난해에 비해 30% 이상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업체들의 기대감=기존의 국내 홈시어터 전문업체 삼총사인 이트로닉스, 태광산업, 아남전자 등은 총 900억원 정도의 매출로 전체시장의 25% 규모의 공급에 그칠 전망이다. 하지만 마케팅과 광고영업 등을 강화하더라도 고객의 관심끌기가 쉽지 않아 고민해왔다. 대기업들의 본격적인 가세는 이러한 점에서 이들 업체에 힘을 실어줄 계기가 될 전망이다. 전문 홈시어터 시스템업체들은 TV와 DVDP에 이은 틈새시장에서 리시버, 스피커 등을 중심으로 한 시장개척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들은 홈시어터사업 강화를 선언한 대기업을 경쟁관계보다 상호보완적 구도마련의 파트너로 보고 있다. 이트로닉스의 경우 “삼성이든 LG든 언제든지 전략적 제휴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기업이 구색이 아닌 명실상부한 홈시어터사업 강화에 편승하여 일본의 데논, 온쿄, 야마하 등 고급 리시버시장을 주도하는 외산 주도시장에서 당당히 겨룰 수 있게 됐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