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형 정보기기의 핵심부품인 2차전지가 산업자원부의 ‘산업기반 기술개발 중기계획’ 대상과제에서 제외돼 기술개발 공백에 따른 대외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산업자원부는 ‘제2차 산업기반 기술개발 중기계획’ 대상과제 선정을 위한 1차 심사에서 우선순위에서 밀린다는 이유로 2차전지를 지원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드러났다.
산자부는 이번 심사에서 반도체·게임 등을 우선지원대상 아이템으로 선정했으며 2차전지는 거론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 산자부의 한 관계자는 “2차전지 분야는 그동안 개발이 많이 이뤄졌고 과기부 등 다른 부처에서 진행중인 과제가 있어 부득이하게 대상과제에서 제외하게 됐다”고 밝히고 “대신 2차전지산업의 중장기적인 발전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산업보고서를 상반기중 작성, 내년 3∼4분기까지 시행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업계는 내년에 다시 산업기반 기술개발 중기계획 과제로 선정되거나 새로운 개발 프로젝트가 마련된다 해도 최소한 1년 이상의 공백이 불가피, 차세대 국가전략산업 중 하나로 평가돼 온 2차전지 관련 소재 및 부품의 국산화 열기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크게 우려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지난 5년 동안 1차 산업기반 기술개발 중기계획 과제사업을 전개하면서 상당한 2차전지 관련 소재·부품 기술력을 확보한데다 국내 2차전지산업이 이제 도약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2차 개발과제 선정에서 누락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올해 이동전화 총 생산대수가 6000만대에 이르고 5000만대 가량이 수출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세계적인 이동통신단말기 강국으로 부상, 이동전화의 핵심부품인 2차전지의 중요성이 더욱 고조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빗나간 정책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현재 정보기술(IT)강국임에도 이동통신기기 및 노트북에 사용되는 리튬이온전지의 90% 가량은 기술 종주국인 일본을 통해 수입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생산되는 2차전지셀마저 핵심소재의 90% 정도는 해외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관계 전문가들은 “게임 등의 경우 문화관광부와 정보통신부가 전략적으로 육성한다는 점에서 이번 2차 기술개발과제 선정은 우선순위가 잘못됐다고 보여진다”면서 “아직 최종 대상과제를 확정하지 않은 만큼 산자부의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지환기자 daeba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