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계측기산업도 이제는 해외로 진출해서 경쟁력을 키워야 할 때라고 봅니다.”
최근 독일 뮌헨에 거점을 둔 액터나의 무선계측기사업부문(WIO)을 1000만달러에 인수한 윌텍정보통신 장부관 사장(40)은 앞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전사적인 힘을 모을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유수의 외국 계측기업체들을 제치고 한국의 한 중소기업이 80년 역사를 가지고 있는 미국계 통신장비업체의 핵심사업을 인수해 업계의 스포트라이트를 한껏 받고 있는 상태에서, 장 사장은 “한국 계측기산업의 국제적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인수 성과를 업계에 돌리는 겸손을 보였다. 그러나 그는 “WIO 인수는 윌텍의 해외진출에 일대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윌텍의 CDMA 계측기술과 액터나의 GSM 분야 기술력이 합쳐지면 획기적인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무선계측기 분야에서 전세계 어떤 통신방식에도 대응하는 경쟁력을 지녔다는 점에서 의미는 매우 큽니다”라고 그는 강조했다.
인수협상 과정에서 어려움도 많았지만 윌텍의 CDMA 계측기술이 워낙 독보적인 것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는 장 사장은 애질런트와 같은 경쟁업체에 핵심사업부를 매각할 경우 부메랑 현상을 빚을 것을 우려한 액터나 본사의 방침도 한몫을 한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독일 뮌헨에 소재한 무선계측기부문 135명은 윌텍커뮤니케이션스란 신설법인으로 흡수된 상태다. 이 신설법인은 내년부터 유럽 판매망을 통해 모든 계측기기를 윌텍 브랜드로 판매하게 되며 2년 안에 독일증시 상장도 추진된다.
“앞으로 윌텍정보통신은 한국과 유럽, 미국의 자회사가 각각 해당지역의 제품개발과 현지판매를 추진하게 됩니다. 궁극적으론 3개 회사를 통합시켜 오는 2005년 연간 매출 1억달러, 세계 무선계측기시장 5위권 진입이 목표”라는 그는 글로벌 비즈니스를 꼭 완성하겠다고 다짐했다.
흥창과 메디슨의 좌초 이후 침체에 빠진 국내 계측기업계에 윌텍정보통신이 세계화의 바람을 어떻게 몰고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