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케이블TV사업자가 방송·통신 융합사업자로 전환되고 있다는 사실은 그들의 움직임 및 실적변화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사업자들의 막대한 네트워크 투자에 따라 미국 가정의 케이블 인터넷 홈패스율은 99년 34%가 지난해 70%에 달한 데 이어 올해는 86%로 추정된다.
당연히 케이블모뎀 가입자 증가 추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NCTA가 사업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추산한 자료에 따르면 케이블 네트워크를 이용한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는 99년 말 160만명이었던 것이 2000년 말에는 370만명으로 2배 이상 늘어난 데 이어 2001년 말에는 720만명으로 급격히 증가하고있다.
케이블TV 가입자 10명 중 1명은 다채널 영상서비스 외에 초고속 인터넷을 번들링으로 사용한다는 계산이 가능해진다.
미국 케이블 네트워크의 현주소는 이제 케이블TV와 초고속 인터넷에 이어 다른 부문들로 급속히 이전되고 있다. 인터넷전화·디지털비디오·양방향TV 등이 그것이다.
우선 미국의 케이블 네트워크가 양방향성을 갖는 광대역 네트워크로 진화했다는 사실은 디지털 전환이 순조롭게 추진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케이블TV사업자에게 있어 디지털 전환은 위성방송·무선CATV·통신사업자 등 경쟁사업자에 대한 가입자 경쟁력을 제고시켜주는 핵심적 현안이다.
미국 케이블TV사업자의 83%가 현재 디지털서비스를 제공중이며 2001년 말 현재 디지털케이블TV 가입자는 1520만명으로 전체 가입자의 21%가 디지털로 전환됐다.
디지털케이블TV는 기존서비스 외에도 90개 이상의 새로운 방송채널을 제공하는 한편 다양한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해주며 특히 스포츠·음악·영화 등 다양한 장르에 대한 패키지 티어링을 가능하게 해준다.
케이블의 디지털 전환은 고품질 방송시장도 창출하고 있다. 케이블 MSO들은 디지털 전환에서 얻어진 채널 대역폭 확대에 따라 HBO와 쇼타임의 HDTV 서비스를 제공중이며 HDTV 티어링 상품도 출시되고 있다. 디스커버리 채널은 24시간 HDTV 채널 서비스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케이블 네트워크의 업그레이드와 디지털 전환 서비스가 가져다 준 또 하나의 효과는 양방향TV 서비스다. 이제 막 상용화하고 있거나 테스트 단계지만 가능성은 무한하다.
디지털 전환을 바탕으로 한 양방향TV 서비스는 TV시청습관, 인터넷 이용 패턴, 영화 시청, 통신·쇼핑 등 가입자들의 생활을 혁명적으로 바꿔줄 수 있는 퍼스널TV 시대를 열게 한다.
상용화된 IPG(Interactive Program Guides)서비스 외에도 차세대 킬러애플리케이션으로 떠오르는 PVR(Personal Video Recoders)와 VOD가 가능해지고 TV웹서핑·t커머스 등도 양방향TV 서비스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AT&T브로드밴드·아델피아커뮤니케이션스 등 다수의 MSO들이 일부 양방향TV 서비스들을 선보였거나 시도하고 있다.
케이블TV사업자들의 또 다른 공략대상은 케이블 텔레포니다.
지난해 말 현재 콕스커뮤니케이션스·AT&T브로드밴드 등 주요 MSO들이 18개주, 150만명의 가입자를 대상으로 서킷 방식의 전화서비스를 제공중이나 최근 AOL타임워너 등 주요 사업자들이 VoIP 기반의 시도를 추진하고 있다.
이제 미국의 방송·통신시장은 다양한 미디어간에 한치의 양보도 통하지 않는 춘추전국시대가 됐다.
다채널 영상서비스 시장은 케이블과 위성, MMDS, SMATV 등이 격전을 전개하고 있다.
초고속 인터넷 시장은 지역벨사를 축으로 한 DSL기술(가입자 360만명)과 케이블 인터넷이 가격 및 고품질 전쟁을 전개하는 가운데 무선케이블TV사업자인 MMDS까지 가세했다.
<뉴올리언스(미국)=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