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종의 모든 비즈니스 모델을 다 경험해 보았는데, 앞으로는 디지털 기술의 확보와 시장 표준을 선점하는 것이 21세기 기업 경쟁력을 좌우할 것입니다.”
지승림 알티캐스트(http://www.alticast.com) 사장은 총 26년간 삼성그룹의 핵심부서에서 근무하며, 삼성그룹내에서도 최고의 기획통으로 손꼽혔던 인물이다. 연간 10조원이 넘는 삼성그룹의 예산을 상정했으며, 삼성그룹 모든 신규사업이 지 사장의 손을 거쳤다. 지 사장은 16년간 삼성그룹 비서실에 근무하면서 기획팀장을 역임했으며, 지난 98년에는 삼성 구조조정본부 부사장, 2000년 삼성중공업 부사장을 거쳐 2000년 9월부터 벤처기업인 디지털 방송솔루션 업체 알티캐스트 대표를 맡고 있다.
지 사장은 삼성그룹의 핵심부서에 있으면서 ‘모든 세상이 삼성그룹과 자신을 중심으로 도는 천동설’을 믿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지난 99년 미국 실리콘밸리 스탠퍼드대학 객원 연구원을 지내면서 아날로그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본인이 하잘 것 없는 존재임을 느꼈다고 고백한다.
“모든 세상이 디지털을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미국 생활을 마치고 삼성중공업으로 발령받자, 디지털과 관련된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디지털 방송솔루션 업체인 알티캐스트로 옮기게 됐습니다.”
알티캐스트는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더욱 유명한 업체다. 북미를 제외한 대다수 국가의 디지털 데이터방송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는 DVB-MHP 방식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을 자랑하고 있다. 현재 한국디지털위성방송에 데이터 방송솔루션을 공급하고 있으며, 중국 선전의 디지털 케이블 방송과 체코의 디지털 지상파 방송에 솔루션을 공급해 올해 중 공개표준으로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상용화에 나서게 된다. 삼성그룹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지 사장이 이 회사에 합류하면서, 알티캐스트는 최고의 기술에 최고의 마케팅력까지 갖추게 된 것이다.
지 사장은 “아날로그 방송은 한국이 수입국가였지만, 디지털 방송은 한국이 수출국가로 나설 것”이라며 “통신부문에서 세계 최초로 CDMA의 상용화에 성공해 통신 강국으로 발돋움한 것처럼 디지털 데이터 방송 분야에서도 큰 시장이 예상되는 DVB-MHP의 상용화에 세계 최초로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글=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
사진=이상학기자 lees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