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기침체로 국내 제조업체들의 수익성은 악화됐으나 재무구조는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연구개발(R&D) 투자가 계속 감소해 제조업의 경쟁력 약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산업은행은 8일 매출액 10억원 이상인 123개 업종 3186개 업체를 대상으로 벌인 ‘2001년 기업재무분석’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분석에 따르면 이들 제조업체의 부채비율은 2000년 185.6%에서 지난해에는 167.6%로 낮아졌으며, 자기자본비율은 35.0%에서 37.4%로 상승했다. 기업의 단기 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유동비율도 2000년 92.5%에서 지난해에는 98.7%로 개선됐다.
부채비율의 경우 일본 159.7%, 미국 157.0% 등에 비해서는 다소 높은 수준이지만 외환위기가 시작된 지난 97년 433.1%를 기록한 이후 5년째 낮아지고 있다.
하지만 매출액 증가율은 2000년 20.1%에서 2.6%로 대폭 낮아져 외환위기 당시인 지난 98년(1.1%)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2000년 7.5%에서 5.3%로 떨어졌으며,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2.5%에서 0.6%로 1.9%포인트나 하락했다.
특히 R&D투자액은 2000년 6조45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4조9150억원으로 18.7% 감소했으며 R&D 대비 매출액비율도 1.16%에서 0.92%로 낮아졌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지난 98년(0.83%)과 큰 차이가 없는 것이며 일본 3.9%, 미국 4.0%, 독일 4.0% 등 기술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산은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추진된 기업들의 구조조정 덕분에 재무구조는 크게 개선됐다”며 “하지만 국내외 경기침체로 성장성과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됨에 따라 연구개발투자 확대를 통해 고부가가치상품을 개발하는 등 산업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